박근혜 정부의 '불통인사' 결정판…어딘가 봤더니 '돈줄' 자리?
박근혜 정부의 '불통인사' 결정판…어딘가 봤더니 '돈줄' 자리?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4.04.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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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창섭 이사장 임명을 둘러싼 '꼼수' 의혹
피선거권 회복 기간 조율, '친박' 내세워 내정설 퍼뜨리기, 도덕성 논란까지…

박근혜 대통령 후보시절 외곽 조직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던 이창섭 충남대 체육교육과 교수(59)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하면서 또다시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이사장의 임명을 두고 '도덕적 논란 피하기 꼼수' 의혹과 함께 '피선거권 박탈자를 공기업의 수장으로 임명하려고 전임자의 임기 만료임에도 6개월이나 임명 시기를 늦췄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 이창섭 충남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가 선임됐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지난 4일 이 교수는 공단 내부 임원추천위원회 심사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의 제청 후 2017년 4월까지 3년 임기의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으로 대통령의 임명을 받았다.

같은 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이 신임 이사장에 대한 임명 철회를 박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대전지역 지지 조직인 '대전희망포럼' 대표"라며 "선거법 위반으로 지난 2월까지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던 인사로서 도덕성 문제를 피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공단은 전임 정정택 이사장의 3년 임기가 지난해 10월 15일 끝났지만 즉각 공모 절차를 밟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시로 공단의 신임 이사장 공모 절차가 시작된 것을 이 이사장을 위한 공모 절차라는 의혹으로 보고 있다.

이 이사장은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대전 대덕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하면서 선거법 위반까지 문제시 돼 올해 2월까지 5년 간 공직을 맡을 수 없는 자격정지 상태였다.

관계 전문가들과 일각에서는 공교롭게도 이 기간이 끝나자마자 1개월 후인 시점에 국민체육공단이 후임 이사장 공모를 진행한 것을 두고 이의를 제기한 것.

아울러 사전에 '내정설' 띄우기로 의혹의 불씨를 더욱 키웠다는 말도 나왔다.

충청지역의 한 언론사는 지난달 25일자 보도를 통해 '이창섭 유력 내정설'을 추측기사로 게재, 마치 박 대통령이 이 이사장의 임명을 기정사실화한 것처럼 보도한 것.

해당 신문은 '이창섭 충남대 체육교육과 교수가 조만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 발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정부ㆍ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10년 임명된 정정택 현 이사장 후임 공모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내부적으로 이 교수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진욱 부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정부여당이 박근혜 대선후보 시절 '여야를 가리지 않고 능력을 통한 인사제도 추진', '낙하산 인사, 회전문 인사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사권 분권화를 추진하겠다'던 말과 달리 현재의 '낙하산 파티'가 매우 민망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더 이상의 친박 인사들의 공공기관 점령과 전리품 나눠먹기는 없어야 한다. 해당자에게는 가문의 영광이겠지만 공기업에는 큰 재앙의 시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 같은 낙하산 인사가 박근혜 정부의 공기업 개혁은 요원하게 하고, 국민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임을 강력히 경고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측 관계자에 따르면 "전임 이사장의 임기는 지난해 10월 14일로 끝이 났다"고 전한 바 있다.

이어 "신임 이사장 모집공고는 (정부에서)  전임자의 연임 결정이 떨어져야 다음 절차가 진행된다"며 "2005년 공공기관 운영 법률 개정 이전에는  두 분 모두가 자진 사퇴하고, 정 전임 이사장은 4월 초까지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 ⓒ국민체육진흥공단 홈페이지
한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경륜ㆍ경정ㆍ스포츠토토 사업 운영을 통해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조성하면서 국내 체육계에 필요한 자금의 80% 가량을 관리하고 있는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또한 생활체육ㆍ전문체육ㆍ장애인체육 육성과 국제체육 교류 등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정부 산하기관으로 공단 이사장은 요직 중의 요직으로 불린다.

또한 이 이사장은 교수시절, 2009년 대전시티즌 사장에 내정됐다가 국립대 교수 신분 때문에 겸직금지 조항에 걸려 뒤늦게 임명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어 이번 6ㆍ4지방선거 대전교육감 후보로도 물망에 오른 바 있으며, 또다시 대덕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도 오르내릴 만큼 박근혜 정부와의 두터운 관계를 내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