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세기 중 가장 더웠다는 여름이 끝물로 접어들었다. 여전히 낮 최고기온이 33도에 이르는 등 더위가 좀처럼 가시지 않아 일과 살림을 병행하는 1인가구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더위로 고단한 몸을 이끌고 가스레인지 앞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특히나 고역이다. 이럴 때 습관처럼 배달앱을 켜기 보단, 조금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찾는 것을 추천한다. 전자레인지 요리 레시피 5가지를 소개한다.
■ 아침 식사는 빠르고 간단해야지 <전자레인지 계란빵>
1. 모닝빵 윗면을 칼로 살짝 걷어내고 속을 테두리를 따라 꾹꾹 눌러 그릇 모양을 만든다. 속을 파내도 좋지만, 파낼 경우 빵에 구멍이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 맨 아래 슬라이스 치즈를 잘라 넣고 계란을 한 알 까 넣는다. 이때 계란의 노른자를 젓가락이나 포크로 여러 번 찔러야 전자레인지 안에서 터지지 않는다.
3. 소금과 후추를 한 꼬집씩 뿌린 후 피자치즈를 조금 올린다.
4. 전자레인지에 2분 돌린 후 젓가락을 찔러 계란의 익기를 확인한다. 이후 1분 간격으로 계란이 익을 때까지 돌린다. 전자레인지를 돌릴 때 종이컵이나 내열유리컵에 물을 넣어 같이 돌리면 빵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간단하지만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위 아래로 들어가는 치즈는 꼭 넣지 않아도 된다. 다만 소금과 후추가 계란 윗면에만 들어가기 때문에 치즈를 넣지 않으면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 원팬파스타보다 더 쉬운 <전자레인지 파스타>
1. 전자레인지 용기에 파스타면을 넣고 면이 잠길 만큼 물을 부은 후 전자레인지에 6~7분 정도 삶는다. (700W 기준) 그릇에 파스타면이 모두 들어가지 않을 경우 반으로 쪼개 넣는다.
2. 물을 모두 버리고 토마토 소스를 얹어 비빈 후 기호에 따라 베이컨, 양파 등을 잘라 넣는다. 아무것도 넣지 않아도 상관 없다.
3. 전자레인지에 3~4분 정도 돌린다.
4. 치즈를 얹고 30초 더 돌린다.
기존에 가스레인지를 이용해 만들 때보다 과정은 훨씬 쉬운 데 반해, 맛에는 차이가 없다. 필자의 경우 자취방 가스레인지가 1구짜리라 면을 삶은 후 소스와 볶아내는 과정이 특히 더 길었기에 더욱 만족스러웠다.
필자의 경우 파스타면을 자르는 것이 싫어서 파스타 쿠커를 썼기에 설거지거리가 하나 더 늘었지만 접시 하나로 모두 해결한다면 설거지거리가 수저와 접시 하나뿐이라 더욱 추천한다.
■ 간계밥의 진화 <전자레인지 간장계란밥>
1. 양파 4분의 1개와 대파 흰 부분을 잘게 썰어 전자레인지 용기에 넣는다.
2. 간장 2스푼, 물 3스푼, 참치액 1스푼(생략가능), 참기름 1스푼을 넣는다.
3. 계란을 3개 까서 넣고 깨를 톡톡 뿌려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노른자를 젓가락이나 포크로 찔러 터지지 않도록 하자)
4. 계란을 먼저 건져내 밥 위에 올려 비빈 후, 기호에 따라 남은 간장 소스를 더한다.
일본식 덮밥을 연상케하는 식감과 맛이다. 참치액을 넣었기 때문에 감칠맛이 기존 간장계란밥보다 풍부해 조금 더 공들인 요리의 느낌이 난다. 하지만 재료를 썰고 여러 가지 소스를 넣는 등 조리 과정이 다소 번거로운 데 비해 큰 차이는 없다.
한 번쯤은 도전해 볼만한 레시피이지만, 크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 그릇도 필요없는 <전자레인지 라볶이>
1.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컵라면을 구매한다. 필자는 참깨라면을 구매했다.
2. 라면 위에 스프 반 개, 고추장 반 스푼, 고춧가루 1스푼, 설탕 1스푼, 떡국 떡 한 줌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3. 전자레인지에 1분 돌린다.
4. 슬라이스 치즈와 삶은 계란을 넣고 20초 더 돌려준다. (계란은 젓가락으로 찔러 터지지 않도록 한다)
진짜 라볶이 맛이 나서 신기했다. 분식집에서 판매하는 라볶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떡보다 면이 더 많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만약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더하기보다 처음부터 매운 라면을 선택해서 시도해도 괜찮을 것이다. 참깨라면으로는 매콤달콤한 정도였다.
편의점에서 구매한 것들을 조합해서 만드는 만큼 재료 구하기가 쉽고, 칼질이 필요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 밥도둑이 여기 있네 <전자레인지 명란찜>
1. 전자레인지 용기에 명란젓을 2~3개 잘라 넣는다.
2. 대파 흰 부분 1개와 청양고추 2~3개를 잘게 썰어넣는다. 매운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고추는 생략 가능하다.
3. 참기름 4스푼, 고춧가루 1스푼, 다진마늘 1스푼을 넣고 골고루 비빈다.
4. 뚜껑을 살짝 덮어 전자레인지에 2분~2분 30초 돌린다. 뚜껑이 없다면 랩을 씌워 젓가락으로 구멍을 뚫어도 좋다. 뚜껑을 덮지 않는 경우 명란이 열로 인해 터지는 과정에서 전자레인지 내부가 오염될 수 있다.
5. 젓가락으로 뒤적거려 골고루 익었는지 확인한다. 덜 익었다면 1분 더 돌린다.
정말 맛있다. 한식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싫어할 수 없는 맛이라고 짐작해 본다.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한 데 비해 공을 많이 들인 요리의 맛이 난다. 한 번 만들어두면 2~3끼 밑반찬 걱정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