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해운의 대주주인 유병언 일가, 수천억 규모 부동산 보유
청해진해운의 대주주인 유병언 일가, 수천억 규모 부동산 보유
  • 김제경 기자
  • 승인 2014.04.2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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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 일가가 계열사들을 통해 전국 요지에 수천억 원대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 씨가 거느리고 있는 국내 30여개 계열사의 자산 가치를 조사한 결과 5,6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채를 제외하고 유 씨 일가족이 실제 보유한 재산은 2,400억 원 규모로 추정, 검찰은 유 씨의 은닉 재산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세모ㆍ아이원아이홀딩스ㆍ문진미디어ㆍ트라이곤코리아ㆍ청해진해운ㆍ천해지ㆍ온지구ㆍ아해ㆍ다판다ㆍ국제영상ㆍ노른자쇼핑 등 11개 계열사가 보유한 토지의 공시지가는 무려 1,5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모 계열사의 토지가 전국에 고루 분포해 있는 만큼 시가로 환산할 경우 족히 2,000억 원은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방문판매업체인 다판다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용인시 기흥구, 남양주 화도읍 등에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176억818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세모 역시 공장부지 명목으로 276억5,299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국제영상은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에 공시지가 184억5,354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노른자쇼핑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강동구 성내동, 충남 공주, 대구 중구 등에 59억1,533만 원에 이르는 부동산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문진미디어는 물류창고 등의 명목으로 서울 역삼동ㆍ서초동, 경기 안양ㆍ안성 등에 공시지가 261억6,369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아해는 전북 완주군, 제주 서귀포 성산읍, 경기 이천, 전남 곡성군 삼기면 등에 89억8,795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온지구는 경북 칠곡에 52억7,616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중이다. 트라이곤코리아 역시 47억6,278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인천 남구 용현동ㆍ구월동ㆍ옹진군, 전남 여수 국동ㆍ강진군, 제주 건입동 등에 공시지가 4억6,792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청해진해운의 대주주인 천해지 역시 본사부지 명목으로 334억3,802만 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에 소재한 종교시설 '금수원'과 근처에 전시된 폐선 ⓒ뉴시스
세월호 침몰 관련 청해진해운에서 유병언 전 회장까지…'싹쓸이 조사'

하지만 이는 유 씨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 중 '빙산에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는 규모가 작아 공시가 이뤄지지 않는 회사와 십여 개의 외국 소재 계열사들이 상당수의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유 씨와 관계있는 한국녹색회라는 단체가 지난 2002년 4월 경북 청송군 현서면 일대 땅 890만㎡를 사들여 종교단체를 조성하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5일 경북 군위ㆍ의성ㆍ청송 지역구 출신인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2002년 농지 매입후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절반 가까운 농지를 지력회복을 핑계로 묵히고 있다"며 "농지를 농사용으로 구입한 것이 아니라 종교단체 시설을 조성하기 매입했음을 반증할 뿐"이라고 밝혔다.

토지 매입 시에는 한국녹색회 회원이 매입한다고 주장했으나, 2002년 7월 16일 설립한 보현산영농조합법인 명의로 등기 이전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아해와 다판다가 총 6억 원을 투자해 보현산 영농조합법인의 지분 27.3%를 가지고 있다.

이는 유 씨 일가 계열사들이 국내외에 수많은 농장과 리조트를 갖고 농업 관련 사업을 벌여 온 것으로도 드러났다.

유 씨 일가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 청초밭영농법인, 일출영농조합법인, 보현산영농조합법인 등이 보유한 토지도 배제할 수 없다.

청초밭영농법인의 제주 농장은 300만 평 규모로, 보유한 땅의 가치가 1,0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현산영농조합법인 역시 100억 원대 임야와 논밭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씨 일가는 이 외에도 2012년 프랑스 남부의 마을을 매입했으며, 미국 캘리포이나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라벤더농장, 하이랜드 스프링스 리조트, 뉴욕ㆍ맨하튼, 로스앤젤레스 등의 고급 저택과 아파트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선사인 청해진해운 오너 유 씨 일가에 대한 고강도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실질적 오너인 유 씨에 대한 세인들의 대한 관심이 모인 바 있다.

유 씨는 과거 한강 유람선, 세모 스쿠알렌 등으로 유명한 세모그룹을 경영했다. 그러나 1987년 공예품 제조업체 '오대양' 용인 공장에서 32명의 시신이 발견된 '오대양사건'의 배후로 유 씨가 지목된 이후 경영난을 겪어오다 1997년 최종 부도 처리됐다.

청해진해운은 세모그룹이 최종 부도나고 1년 반 뒤인 1999년 2월 개인주주들을 모아 자본금 34억 원으로 설립됐다.

이후 청해진해운의 주주구성은 개인주주에서 천해지, 아이원아이홀딩스 등으로 점차 넘어갔다. 청해진해운의 대주주로 알려진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유 씨의 아들인 유대균 씨, 유혁기 씨 등이 2007년 설립한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