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숭례문 관련 5명 징계ㆍ 재시공 통보
감사원, 숭례문 관련 5명 징계ㆍ 재시공 통보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4.05.16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보 1호 숭례문이 복원 5개월 만에 목재에 균열이 생기고 단청이 훼손돼 재시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화재청이 전통기법과 도구로 복구하기로 한 기본 원칙을 무시한 채 공사 기일을 맞추고자 확인도 되지 않은 복원 기법을 숭례문에 적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화재 보수 및 관리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숭례문뿐 아니라 독립문 보수도 부실 시공됐으며, 국보 31호 첨성대는 2009년 북쪽으로 20cm(상단부 기준) 기울어진 사실을 확인한 이후 지반침하 때문에 매년 1mm 가량 기울고 있음에도 별도의 원인조사나 안전조치 없이 방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그룹 미쓰에이 수지가 지난달 5일 '2013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 한류드라마 여자배우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1
감사원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구사업에 시험시공 등 검증이 필요하다는 복구 자문단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반 공사보다 단순히 1~2년 많은 5년을 공기로 정했다.

그리고 기간 내 복원을 끝내고자 홍창원 단청장의 말만 믿고 검증되지 않은 단청기법을 숭례문에 사용했다.

결국 특별한 경험이 없던 홍 단청장은 전통단청 재현에 실패했고, 이를 수습하고자 아교에 화학접착제를 몰래 섞은 것이 단청 훼손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홍 단청장은 값이 저렴한 화학접착제를 사들여 3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밝혀져 그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와도 전통기와 규격이 아닌 KS기와 규격으로 임의 변경해, 현재 숭례문 지붕에는 화재 전과 크기ㆍ모양이 다른 기와가 버젓이 올라가 있다.

아울러 복원 초기, 조선 중기 이후 높아진 숭례문 지반을 모두 걷어내기로 하고도 그저 편의를 위해 일률적으로 화재 전 지반에서 30cm 내외의 흙만 제거했다. 그 결과 현재 숭례문은 조선 중기 지반보다 9,7~29.9cm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문화재청장에게 숭례문 복구 사업 관리를 면밀히 하지 않은 복구단장 등 5명의 징계를 요구하고, 훼손된 부분에 대해 재시공을 통보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싼 화학접착제를 사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홍 단청장을 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