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조합총연맹 "한국, 노동권 현황 최하위 5등급"
국제노동조합총연맹 "한국, 노동권 현황 최하위 5등급"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4.05.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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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노동관계 회의에서 우리나라 노동자에 대한 권리보장이 세계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되면서 부정적인 평가가 제기됐다.

우리나라의 노동자 권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나쁜 수준이라는 부끄러운 연구 결과는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결과다.

이번 ITUC 총회(ITUC World Congress in Berlin)는  이달 18일부터 23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세 번째로 열렸다.

▲ 공항공사 노조는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김석기 내정자의 자진 사퇴와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총회에서 노동권 침해와 관련된 97개 평가 항목에 대한 조사 결과 등 139개국의 노동권 현황을 토대로 노동권리 보장 정도에 따른 국가별 등급을 발표했다.

이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중국과 인도, 나이지리아, 필리핀 등 모두 24개 국가와 함께 최하위인 5등급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국제노조총연맹의 5등급은 노동법이 있지만 노동자들이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노동권이 지켜질 거라는 보장이 없는 나라'를 의미한다.

국제노조총연맹은 한국에 5등급을 부여한 이유로 정부의 공무원 노조 설립신고 반려와, 교직원 노조의 법외노조 결정, 철도파업 노조원에 대한 대량 해고 등을 이유로 삼았다.    

국제노조총연맹은 이번 연구 발표에서 최소 35개국 정부가 민주적 권리나 임금 인상, 작업환경 개선, 일자리 보장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를 체포하거나 수감했다고 밝혔다.

또 53개국에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단체 교섭이 부당한 제한을 받고 있으며, 87개국의 노동법과 관행이 일부 직종 노동자들에게 파업할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권이 가장 잘 보장된 1등급 국가는 덴마크, 노르웨이, 벨기에, 핀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등 18개국이다.

스위스와 러시아, 일본 등 26개국은 2등급이다. 영국, 호주, 캐나다 등 33개국은 3등급, 미국과 홍콩 등 30개국은 4등급을 받았다.

한편, 이번 총회는 124주년 세계노동절을 기해 선정한 '세계 최악의 보스' 후보 9명을 선정하고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는 이달 7일부터 21일까지였고 현재 최종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 출근저지 당하고 있는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모습 ⓒ뉴스1
총회는 "2009년 3,900만 달러 탈세와 횡령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며 세계 최악의 보스 일곱 번째 후보로 후보 9명 중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7번째로 선정했다.

총회는 또 이 회장에 대해 "당시 한국 대통령(이명박)은 2018년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이건희 회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를 사면했다"며 "2010년 그는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고 기록했다.

아울러 9명의 선정 기준에 대해 "아홉 명의 CEO는 노동자들의 권리에 반하는 그들의 영향력에 기초해 선택됐다"고 밝혔다.

이어 "납세, 기업행위,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발언 등과 같이 노동자의 이익을 해치 일, 혹은 또 다른 행위들도 선택의 기준이 됐다"며 "물론 세상엔 정말 나쁜(bad) 행적을 가진 CEO들이 많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이 아홉 명은 이번 설문조사에 포함될 만큼 그 과거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