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테두리 없는 거울', 감성호러 시대 연다
[북리뷰] '테두리 없는 거울', 감성호러 시대 연다
  • 박성희 기자
  • 승인 2015.03.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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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두리 없는 거울' ⓒ아르테

일본 2030 여성 독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신작 '테두리 없는 거울'은 다섯 개 단편으로 이뤄지며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등골이 오싹한 추억의 괴담들이 등장한다.

공포에만 초점을 맞춘 일반 호러 소설과 달리 현실과 환상, 공포와 감성, 냉소와 유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츠지무라 미즈키만의 색다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평이다.

이 소설집에서는 모든 학교의 계단과 화장실에 지박령처럼 상주하는 소녀 귀신을 만나고, 또다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분신사바 주술에 빠지며, 오전 0시에 거울에 비친 자신의 미래를 목격하고,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그만큼 절실했던 상상 속의 친구와 재회하기도 한다.

일본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에도 소개된 '계단의 하나코'는 학교 계단에 사는 귀신 하나코를 내세워 왕따와 성폭력 등 교내에서 빈발하는 폭력 문제를 고발하며, '그네를 타는 다리', '8월의 천재지변'에서는 학교에 존재하는 고정불변의 카스트 때문에 힘겨워하는 학생들을 그린다.

학생들이 만들어내는 왁자지껄한 낮의 모습과 상반된 고요한 밤의 모습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은 끊임없이 생산되는 괴담을 색다른 감성으로 섬세하게 다뤘다.

또 고령화 사회의 노인 문제를 다룬 '아빠, 시체가 있어요'와 아동 학대를 다룬 '테두리 없는 거울'도 포함됐다.

한편, 신작 '테투리 없는 거울'은 일본에서 '노스탤직 호러'라는 평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는 지난 2004년 메피스토상으로 깜짝 데뷔한 이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거쳐 2012년 제147회 나오키상까지 하며 일본 문학을 이끄는 젊은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일본의 20~30대 여성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사춘기 소년 소녀의 심리를 소름 끼칠 만큼 투명하게 묘파하는 작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를 끄는 작가 등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고 있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박현미 옮김│아르테│320쪽│1만3000원

(데일리팝=박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