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재단] 대한민국 호, 희망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上)
[한선재단] 대한민국 호, 희망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上)
  • 한반도선진화재단
  • 승인 2015.05.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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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호가 흔들리고 있다. 앞에는 풍랑이 너울대고 있다. 여기저기서 나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 상태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무엇인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변혁에 대한 욕구가 강렬한 몸짓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개혁이 아니라 판을 바꾸는 변혁, 국가개조에 대한 요구이다. 그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것은 산업화·민주화로 대변되는 근대화 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새 시대를 열라는 역사의 함성이다.

지금 우리는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 앞에서 구시대로 회귀냐, 새로운 시대로의 진출이냐 라는 갈림길에서 갈등과 혼란을 겪고 있다. 1년 전에 발생한 세월호 여객선 참사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 나타난 현상이 그러하다. '세월호' 참사는 세월호 그 자체의 사고에 그치지 않고 사회 곳곳에 잠재해 있던 다양한 문제를 노출시키면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도덕도, 예의도, 질서도 무너져 버렸다. 염치와 부끄러움을 잃어버린 사회가 되었다. 앞은 보지 않고 과거에 매달리고 현실에 안달하며 갈등하고 싸움한다.

우리 사회에 활력이 사라진지 오래다. 믿음이 가라앉고 있다. 무엇을 해보겠다는, 이루어보겠다는 도전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 힘이 빠지고 지쳐있다. 정치와 정부의 무능, 사법부에 대한 신뢰 저하, 경제침체의 지속, 청년실업, 고령화-저출산, 빈부격차 확대를 비롯한 사회 각 부문의 양극화 심화가 그러하다. 국가 안위를 책임지는 군대나 사회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도 예외가 아니다. 언론은 여기에 부채질한다. 종교나 문화계 역시 갈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모두 중심을 잃어버린 듯하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국가 운영책임을 진 정치권과 여론을 빌미로 한 언론과 사회지도층이다. 그런데 누구도 내 책임이요, 나부터 고치겠소! 라고 자성하는 곳이 없다. 그러다보니 갈등과 대립은 여전하고, 분별력을 잃어버린 이기주의가 판을 친다.

최근 해외자원개발투자 비리 수사로 시작한 정부의 사정 칼날에 한 기업인이 유명을 달리하면서 작성한 문건이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현직 총리가 낙마하는 등 정치권이 요동을 치고 있다. 정치인들은 몸을 사리고 있다. 이로 인해 그렇잖아도 동력이 떨어진 정부가 제대로 일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정부가 중심을 잡고 나가야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어려운 문제들이 중첩돼 몰려오고 있다. 지지부진한 노사개혁, 공무원 연금개혁, 규제개혁 등의 난제들은 표류하고 있다.

혼돈은 변화를 알리는 시그널이다. 변화에는 저항이 따른다. 저항이 무서워서 개혁을 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저항은 기득권자들의 몸부림이다. 그래서 그들은 변화의 흐름을 거부하거나 외면한다. 기득권 세력의 공통된 점은 남의 말을 경청하기보다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우김질이다. 변화의 조짐은 일시적인 것이고 이렇게 만든 것은 내 탓이 아니고 네 탓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이들과 변화를 갈구하는 사람과 마찰이 생긴다. 혼란은 기득권의 저항이 클수록, 사익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가중된다. 여기에 이념의 문제까지 끼워들면 사회는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이들은 기득권을 지키려고 새로운 시대로 나가려는 물줄기와 역사의 흐름을 막으려 한다. 역사의 물줄기는 이미 우리 가까이서 넘실대고 있고 국민들은 변화를 갈구하고 있는데도 이들은 애써 그 변화를 외면한다.

혼돈은 새로움을 잉태하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절망의 상황에서도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희망을 가질 때 우리는 미래를 열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희망의 주체는 바로 국민이다. 역사적으로 우리 국민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왔다. 국민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앞장서서 정부를 지원하고 정부가 하는 일을 도와서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를 극복한 뒤에는 위기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세상이 왔음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웠다. 민주화 운동이 그러했고 IMF 외환위기가 그러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의 이 혼란은 새로움을 잉태하기 위한 진통으로 받아들인다. 새로운 희망으로 받아들인다.

이 글은 한반도선진화재단 'ISSUE & FOCUS'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