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장동현 사장, 이제 준비 됐나?…경영 능력·리더십 '도마 위'
SK텔레콤 장동현 사장, 이제 준비 됐나?…경영 능력·리더십 '도마 위'
  • 김태균 기자
  • 승인 2015.06.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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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동안 뚜렷한 성과 없어…'기업가치 100조' 포부인데 뒤쫓기 바쁜 업계 1위
▲ SK텔레콤 장동현 사장 ⓒ뉴시스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이 취임한지 6개월째 접어들자, 장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SK텔레콤은 여전히 업계 1위이긴 하지만 경쟁사들의 약진 속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동현 사장은 취임부터 허위광고, 고객정보 무단도용 의혹, 점유율 50%대 이하 추락, 영업정지 관련 구설수, SK브로드밴드 자회사 편입 논란, 일방적 고객포인트제도 폐지, 특별퇴직을 통한 구조조정 논란 등 여러 문제를 떠안았지만 해결 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맡기는 듯한 대처로 리더십 마저 도마에 올리고 있다.

이에 지난해 대규모 통신서비스 불능 사태에 직접 기자회견에 나와 고개를 숙인 하성민 전 사장과 비교의 말도 나오고 있다.

'3밴드 LTE-A 세계최초' 논란으로 광고금지 가처분을 받을 때도, SK텔레콤은 병원이 약국으로 전송한 처방전 정보를 회사 서버로 무단 전송해 보관했다는 의혹을 받고 본사가 압수수색을 받을 때도 침묵을 지켰던 장 사장은 지난 4월 23일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미흡한 답변을 해 "준비가 아직 덜 됐다"는 지적을 받은 장 사장은 2~3개월 전부터 간담회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장 사장은 "SK텔레콤이 추구하는 '차세대 플랫폼'은 통신을 기반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객의 심층적인 니즈를 충족하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라고 설명하며 '3대 차세대 플랫폼 혁신' 전략을 내놨다.

장 사장은 "현재 통신 산업이 직면해 있는 위기는 고객과 시장, 생태계를 되돌아보고 미래 성장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며 "사업자가 아닌 사용자 관점으로 발상을 전환하고, 개방과 공유 원칙 하에 벤처, 스타트업, 중소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경계 없는 협력으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는 2018년까지 SK텔레콤군의 기업가치 100조원을 이루고 1500만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 1위 다운 포부이다. 하지만 장 사장의 전략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울며 겨자먹기'로 변화

최근 이동통신계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온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SK텔레콤은 막차를 탔다. 이에 업계 1위가 경쟁사들 꽁무니를 쫓아가기 바쁘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지난 2월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49.06%로 50% 벽이 깨졌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지난 6개월간 전국 유통망에 대한 강도 높은 특별점검을 실시, 이동전화 회선 관리에 대한 엄격한 내부 기준에 따라 장기 미사용 선불 이동전화 등 45만 회선을 직권 해지함에 따라 가입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해명은 미사용 선불폰을 그대로 방치해왔다는 것이냐는 의문을 불러왔다. 또 이런 사유로 점유율이 내려갔다면 그동안 점유율을 위해 회선 정리를 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외국인 명의의 유령 선불폰을 불법 개통시켰다는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 5월 1일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입 회선 수를 부풀리려고 일시 정지상태에 있던 선불폰을 자사 비용으로 불법충전해 가입상태를 유지하는 등 불법행위를 한 혐의가 있다"며 SK텔레콤에 벌금 5000만원을, 해당 업무를 담당한 전·현직 팀장급 2명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5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선불폰 개통·유지 과정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을 위반했다며 SK텔레콤에게 과징금 35억6000만원을 부과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의문이 나오고 있다. 최근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이하 U대회) 통신부문 공식 후원사를 맡은 SK텔레콤이 행사진행에 필요한 무전기 수천대를 기존 공급사를 배제하고 중국OEM 제품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해당 기존 공급사는 SK텔레콤이 지난 2014년 11월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결제과정에서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다고 언론에 전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 발표한 SK브로드밴드 100% 자회사 편입도 동반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있다. SK텔레콤은 SK브로브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보다 효율적인 경영을 펼칠 예정이라고 전했지만, 합병 수순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에 유무선 사업을 합친 '통신 공룡'이 후발 주자가 설 곳을 잃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방통위가 SK텔레콤 영업정지 처분을 '봐주기'하고 있다는 빈축도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말 올해 1월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을 과다 지급했다는 이유로 7일 간의 영업정지와 235억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시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삼성전자 '갤럭시S6'와 LG전자 'G4' 등 신제품이 연이어 출시하는 시기를 피해가도록 배려(?)를 해준 것 아니냐는 비난도 따르는 상황.

만약 6~7월에 영업정지가 결정되면 휴가철이라 그나마 타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데일리팝=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