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BAT코리아 '던힐' 봐주기?…뒤늦은 '소포장 담배' 판매 금지 '빈축'
복지부, BAT코리아 '던힐' 봐주기?…뒤늦은 '소포장 담배' 판매 금지 '빈축'
  • 정수인,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10.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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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힐'은 지난해부터 판매했는데 '카멜' 출시한다하니...복지부 "이전부터 시행해야 했는데"

보건복지부가 뒤늦게 '소포장 담배' 판매를 제지할 뜻을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이미 BAT코리아의 '던힐'이 14개비로 이뤄진 소포장 담배를 지난해 4월부터 팔고 있었음에도 아무 대응이 없던 복지부가 일본계 JTI코리아가 2500원 짜리 14개비 '카멜' 제품을 내놓자 돌연 소포장 담배 규제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던힐 봐주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복지부 측은 "원래 해야 했던 정책이었는데 그 시기가 늦어졌다"는 입장을 전해 안일한 일처리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복지부는 담배제조사에 소량 포장 담배 판매를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관련부처와 협의해 '20개비 미만 포장' 담배의 판매를 금지하거나 광고·판촉·후원을 막는 방향으로 국민건강증진법 등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소량포장 담배 규제에 대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청소년을 비롯한 흡연자들의 담배 구매를 자극해 가격 인상을 통한 흡연율 감소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미 '던힐' 2종은 일부 마트와 편의점에서 1갑당 3000원에 판매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르면 가격에 민감한 청소년의 담배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무상 배포, 낱개 판매 등을 금지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관련 법규를 마련하지 않아 던힐의 경우 처음부터 소량을 포장했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던힐의 소포장 제품은 기존 제품 20개비가 개비당 225원인 것에 비해 약 10원가량 저렴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FCTC에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이전부터 시행돼야 했던 정책"이라고 인정하며 "이미 해외의 경우 국가마다 '한 갑 개비 규정'은 다르지만 미국, 캐나다, EU 28개국 등의 국가에서 20개비로 규정을 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법안이 통과되면 20개비로 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관계자는 논란이 많았던 담배케이스의 경고 문구에 대해서는 "이미 법안이 통과돼 내년 12월부터 시행될 것"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해 성인의 흡연율이 6% 가량 낮아졌다"고 전했다.

(데일리팝=정수인, 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