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UP] 신공항 '또' 백지화, 누가 '김칫국'을 마시게 했을까
[POP-UP] 신공항 '또' 백지화, 누가 '김칫국'을 마시게 했을까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6.06.21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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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확장이 지역 갈등 봉합책?..묘수일까 악수일까
▲ ⓒ뉴시스

뜨거운 감자였던 영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되면서 격렬한 유치전쟁을 벌여왔던 지역들이 충격이 휩싸였습니다.

21일 오후 3시 신공항 건설 지역 발표 소식이 알려지자 '신공항'과 관련된 키워드가 이날의 핫이슈 '김민희, 홍상수'와 비등한 화제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엉뚱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부가 10여년 간의 치열한 유치전을 허사로 돌리고는, 느닷없이 '김포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안'을 꺼낸 것이죠.

기존에 있던 김포공항을 확장해서 쓰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신공항 유치를 위해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부산(가덕도)와 밀양시는 소위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졌습니다. 멘붕을 넘어 격분하고 있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겠죠.

이런 가운데, 신공항을 유치하지 못한다면 시장직을 내려놓겠다는 강수를 둔 서병수 부산시장은 시원하게 진 것도 아닌 찝찝한 결과를 얻고 거취를 걱정해야할 노릇입니다.

게다가 두 지역은 '신공항'을 두고 퇴짜를 맞은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니 쉽게 넘어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밀양과 가덕도는 이명박 정부 당시 2011년 3월 신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조사결과 사업 착수 기준을 맞추지 못해 탈락한 바가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었던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되자 지역주민의 분노에 '대국민 사과'까지 하게 되는 쓴맛을 봤죠.

이런 파동이 일었음에도 다음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 카드로 꺼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또 최종 후보지가 된 밀양과 가덕도는 두 번째 경합을 벌이게 된 것이죠.

이번에는 TK(대구경북) 대(對) PK(부산)이라는 지역 갈등 구도과 함께 여야 국회의원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판이 더 커지게 됐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영남 내의 지역 분열을 막아보고자 '제 3의 안'을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결정은 대선이 있는 2017년을 고려한다면, 신공항 유치에 참전했던 여야 모두에 불리한 상황을 안겨줬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더불어 정부는 격렬한 반발을 피하려다 세 지역에 미운털이 박힐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정부의 선택의 받은 김해공항 인근 주민들은 오히려 원치않는 선택을 받았다며 반발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김해공항 인근 주민들은 지금도 항공기 이착륙 소음때문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공항을 확장한다면 주민들의 고통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이번 선택이 텃밭인 영남의 분열을 막은 묘수가 될지, 더 큰 후폭풍을 불러올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