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는 겁니까?] '스마트폰 앱' 21개 만든 문화재청
[뭐하는 겁니까?] '스마트폰 앱' 21개 만든 문화재청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6.06.29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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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살아남은 건 9개..그마저도 '이용실적 저조'한데 "또 만들겠다"

'앱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 예산이 필요합니다'

문화재청이 해당 요청으로 인한 불똥을 맞았습니다. 불똥이 큰 불이 될 전망입니다. 문화재청의 어플리케이션(앱) 개발·운영 현황의 민낯이 드러나게 된 것이죠. 결국 불필요한 앱 개발로 인한 국가 예산 낭비라는 비판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국민들에게 유용한 문화지식을 전해주는 앱을 개발하는 일은 문화재청에서 해야할 일이지만 '너무 많이' 만든 것 입니다. 그것도 억대의 예산을 들여서 말이죠.

문화재청은 지난 2014년 'ICT 기반 공공서비스 촉진사업 세부 사업 세부 계획서'에 따르면 4억8000만원을 들여 스마트폰 앱 '내 손안의 불국사'와 '내 손안의 종묘'를 만들었습니다.

문화재청은 2015년 기준으로 불국사 방문객 244만7302명 중 80%가 이 앱을 설치하게 하겠다는 목표치를 세웠으나, 1년이 지난 지금 실제 다운로드 수는 2288개로 이용률이 0.093%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4억원을 넘게 투자하고 2000여명이 다운을 받았다는 것은 민간 기업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이 앱들의 추진 배경이 지난 2014년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제2차 문화융성위원회 연설에서 '문화융합모델'에 대한 언급했기 때문이라는 문화재청의 궁색한 변명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21개의 앱을 제작했고, 그 중 12개를 폐지했습니다. 개발비 7억여원이 날아간 셈이죠.

폐지된 앱 중 가장 고액을 투자한 앱은 '내 손안의 창덕궁'으로 서비스가 통폐합된 '창덕궁 이야기'로 총 5억5200만원이 소요됐습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 기금이었다고 하는군요.

데일리팝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인 폐지 사유는 크게 3가지 입니다. ▲기존 모바일 웹과 통폐합 ▲이용실적 저조 ▲모바일 웹 방식으로 전환 등 빗나간 수요 예측이나 중복 내용을 또 만든 이유들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문화재청은 올해 또 다른 앱인 '내 손안의 향교·서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불국사와 종묘, 창덕궁에 이어 향교·서원까지 '내 손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생각인가 봅니다.

'한국의 서원'이 지난해 세계유산 등재 신청으로 위상이 강화돼 전국의 서원 문화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내 손안의 향교·서원'이 제대로 제작된다면 3D VR 영상, 증강현실 등 최신 유행 첨단 기술이 대거 투입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그 파급 효과는 알 수 없는 일이죠.
 
김병욱 의원실 자료에 의하면 지금 운영하고 있는 9개 앱도 다운로드 수 1000개 미만인 앱이 2개에, 하루 평균 5명이 다운로드 받는 앱도 있는 상황인데 무리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 이 9개 앱의 총 개발비만 23억원, 매년 7700만원의 관리비까지 지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해당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문화재청의 이 같은 쓸모없는 앱으로 인한 예산 낭비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예산도 투자됐다고 하니, 이참에 각 부처·기관들의 무책임한 앱 개발 투자를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