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논란' 왜?...투자금 유치 위한 '공급업체 변경' 의혹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논란' 왜?...투자금 유치 위한 '공급업체 변경' 의혹
  • 임은주
  • 승인 2018.07.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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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7월 1일부터 빚어진 '기내식 대란'으로 일부 단거리 노선에 '노밀'로 운항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이 7월 1일부터 빚어진 '기내식 대란'으로 일부 단거리 노선에 '노밀'로 운항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대란'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그 논란의 배경으로 지목된 '갑질 계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월 1일부터 아시아나 항공은 기내식이 제때에 실리지 못하면서 운항 지연과 일부 단거리 노선은 아예 '노밀'로 출발했다.

반면, 기내식 대란이 발생한 첫날 중국 출장길에 오른 박삼구 회장이 탄 비행기에는 차질 없이 '핫밀'이 실리고, 운항 지연 없이 정시 출발해 차별 논란도 일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시아나항공이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계약 체결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새 기내식 공급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임시변통으로 소규모 업체인 샤프도앤코코리아와 3개월간 단기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하루 3000식을 공급하던 샤프도앤코코리아가 2만∼3만식이 필요한 아시아나에 기내식 수요를 공급하기에는 처음부터 미흡했고, 이런 혼란은 예견된 상황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샤프도앤코코리아의 협력업체 대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A씨가 최근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고 기내식 납품 준비에 매달렸으며 '기내식 대란'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불공정 계약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배경이 된 아시아나의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과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지난 2003년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줄곧 공급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6월 30일 자로 계약이 만료되면서 게이트고메코리아(GGK)가 새로운 업체로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2016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재계약을 조건으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에 대한 투자 요구를 거절하자 중국 업체인 GGK와 30년짜리 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LSG는 지난해 9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 계약 협상 과정에서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달라고 요구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는 지난해 3월 새 계약자인 게이트고메코리아의 모회사 HNA그룹(하이난항공그룹)이 금호홀딩스가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BW를 160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는 LSG에 기내식 원가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기내식 품질에도 불만이 있어 업체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기내식 대란이 계속되자 7월 3일 뒤늦게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불편을 끼쳐 깊이 사과드리며, 기내식 공장 화재로 인해 대체 업체를 선정했지만 포장과 운반을 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기내식 서비스가 안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기내식 대란'의 정상화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내식 물량을 못 맞추는 게 아니라, 기내식을 운반·탑재하는 과정에는 특수 수송 차량과 장비, 숙련된 기술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정상화 돼도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기내식 대란이 빚어진 첫날인 7월 1일 전체 항공편 80편 중 51편이 지연 출발했고 노밀 운항은 36편에 달했다. 7월 2일에는 전체 항공편 75편 중 10편이 지연 출발했고, 7월 3일에는 전체 76편 중 2편이 지연됐다. '노밀' 항공편은 각각 28편, 43편으로 집계됐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