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 스크립드(Scribd), 도서 월정액 서비스의 원조..국내에도 '구독경제' 온다
[스타트업in] 스크립드(Scribd), 도서 월정액 서비스의 원조..국내에도 '구독경제' 온다
  • 배근우
  • 승인 2018.10.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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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출판의 혁명 '스크립드', 국내기업들이 앞다투어 벤치마킹
- 작가 친화적인 비즈니스 구조로, 작가와 독자 양측에게 큰 인기

최근 다양한 서비스들을 ‘소유’가 아닌 ‘구독’과 ’공유’ 형태로 즐기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영화 DVD를 소유하는 대신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서 월 정액을 내는 형태로 즐기고 있으며, 음반 CD를 소유하는 대신 ‘스포티파이’라는 플랫폼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 이런 구독 혹은 월 정액 형태의 사업모델을 ‘섭스크립션(subscription)’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정기구독'이다.


한국에서는 도서정가제 이후 책 구입에 대한 기회비용을 꺼려 하는 독자들을 위한 시도로 ‘출판 섭스크립션’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2017년 밀리의 서재를 시작으로 리디북스, 예스24, 교보문고 등 굵직한 국내 출판업계가 줄지어 월 정액 도서 대여 서비스를 오픈했다.

미국에서는 스트리밍 방식의 디지털 도서 콘텐츠를 월 정액으로 제공하는 이 서비스의 원조 격인 스크립드(Scribd)가 있다.

스크립드의 로고 (출처:스크립드(Scribd))

 

스크립드(Scribd)
-    출시일: 2007년 3월
-    설립자:  트립 애들러, 제러드 프리드먼, 티혼 번스탬
-    회원수: 8000만명
-    제공출판사 수: 1000개 업체 이상 

스크립드(Scribd) 란?
스크립드는 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5세의 청년들이 창립한 전자책 서비스 벤처기업이다. 스크립드, 스크리브드라고도 불리는 이 서비스는 출판계의 넷플릭스, 유튜브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아마존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스크립트의 초반 서비스는 오픈 퍼블리싱 플랫폼을 지향했으며. 회원들이 직접 작성한 문서를 온라인에 등록하고, sns를 통해 지인들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로 출발했다. 현재는 문서를 뛰어넘어 전자책, 오디오북, 뉴스, 미디어, 만화 등 출판물과 관련된 대부분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오픈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한없이 편하게 즐길수 있는 스크립드
(출처:스크립드(Scribd))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스크립드라는 회사는 전 세계 194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사용 중이며 월 액티브(실사용) 유저는 8000만 명에 달한다. 스크립드는 이렇게 전 세계를 들었다 놨다 하는 전자책 회사가 되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위치까지 온 게 된 걸까?

스크립드의 창업 스토리 

캘리포니아 출신 ‘트립 애들러’는 사업 초기 ‘문서 공유 사이트’를 사업모델로 한, 사업 아이디어를 하버드대학교 재학 시절 떠올렸고, 의사인 아버지가 학술 서적 출간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 데에 영감을 얻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신경외과 의사였던 아버지가 학술저널을 통해 연구결과를 발표하려면 꼬박 18개월이 걸린 것을 보고, 보다 편리하게 다양한 문서를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를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2007년 3월부터 친구인 제러드 프리드먼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에서 스크립드의 사업을 시작했으며, 불과 1년 만에 세계 순위 100위권 안에 드는 인터넷 사이트로 발전했다. 이후 애플의 아이튠즈를 본뜬 ‘스크립드 스토어’를 오픈하고 대학출판사와 세계적 출판업계들과 제휴를 맺어 지금까지 왔다.

2013년 10월부터 미국 내에 연애소설의 수요가 커지면서 스크립드 드는 전자책 무제한 구독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시작했으며, 스크립드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매월 고정 요금을 지출하게 되면 스크립드의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2014년 11월에는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5년 2월에는 만화책 서비스를 추가했다.

미국 도서 시장을 뒤흔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
(출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2016년 2월부터 무제한 구독 서비스의 구독 모델을 월 3권의 책과 1개의 오디오북만 들을 수 있게 변경하는 대신 월 구독료는 인상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2018년 2월부터는 월 3권과 1개의 오디오북과 동시에 뉴스, 잡지, 문서는 무제한으로 구독할 수 있게 됐으며, 2018년 10월에는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구독 요금제를 매달 12.99달러(약 1.5만 원)에 내놓았다.

*2011년에 나온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필두로 열애 소설 열풍으로 인해 미국 도서 시장이 급변화했다. 작품이 한번 읽힐 때마다 회사가 작가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하게되고, 저작권료가 급증하게 되자 구독 모델을 바꿨다는 시선도 있다.

스크립드의 성공요인 

1. 사람의 독서 습관을 이해한 저렴한 요금체계 


스크립드 드는 월 이용하는 독서와 오디오북의 분량을 제한하고 있다. 월 3건의 전자책과 월 1건의 오디오북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뉴스와 문서는 무제한 열람 가능하다. 이는 사람의 평균적인 독서습관을 고려한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1달에 1권 읽기도 버거워 한다.

거기에 스크립드는 구독료를 올리는 대신에, 월 3권의 전자책을 열럄할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면서 고객들을 뉴스와 문서로 발길을 돌리게 해 광고 수익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스크립드는 월 8.99달러(약 1만 원)에 서비스 중이다.

2. 컨텐츠 경쟁력 확보, 콘텐츠에만 집중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으며, 스크립트 또한 콘텐츠 확보에 주력해 성공했다. 최근 마블사와 제휴를 채결, 마블의 인기 있는 코믹북을 스크립트 플랫폼에 볼 수 있게 전환하는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거기에 한 언론의 인터뷰에서 ‘킨들과 같은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럴 계획이 없으며, 콘텐츠에만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에 강한 업체들에겐 기술력을 인정해 자리를 내어주고, 킨들을 포함한 모든 하드웨어에 ‘스크립드’를 보게끔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무제한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음을 광고하는 스크립드 (출처:스크립드(Scribd))

3. 작가 친화적인 비즈니스 수익 구조

일부 작가들은 아예 오프라인 출판을 포기하고 스크립드와 같은 온라인 출판만 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크립드 드는 오프라인 책값의 1/10만 받아도, 작가에게 돌아가는 인세는 오히려 더 많이 받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출판의 경우 작가가 받을 수 있는 인세는 고작 7% 지만, 스크립드에서는 판매 수익의 80%를 작가가 저작료로 받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크립드의 실속 있는 수익구조는 작가들이 더 적극적으로 스크립드에 작품을 출간하게끔 만들며, 전업작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스크립드에 문서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저작권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볼 수 있다.

심지어 많은 작가들이 돈을 받지 않고 무료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으며, 수천만 명에 달하는 팬들을 만들고, 그와 함께 유명세를 얻어 해당 독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해 돈을 버는 형태도 생기게 됐다.


(데일리팝=배근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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