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올버즈, '친환경의 미학'으로 실리콘밸리 명사들을 사로 잡은 신발
[스타트업 in] 올버즈, '친환경의 미학'으로 실리콘밸리 명사들을 사로 잡은 신발
  • 배근우
  • 승인 2018.10.3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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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밸리 IT인들이 교복처럼 입는 친환경 소재의 심플한 신발
-    양말을 안 신어도 편하다고 입소문을 타, 글로벌 신발업계의 애플이 되겠다는 올버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국인 엔지니어들의 패션은 청바지에 뉴발란스를 신고 있는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그들은 옷차림에 무관심한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너드(Nerd)’ 혹은 ‘긱(Geek)‘ 같다고 놀리기도 한다.

어찌 보면 단순함을 미덕으로 보고 있는 미국 엔지니어들이 최근 뉴발란스에서 생소한 신발 브랜드인 ‘올버즈’를 많이 신고 있다고 한다. 단순한 디자인과 혁신적인 소재로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을 사로잡은 신발 브랜드 올버즈에 대해서 알아보자.

올버즈의 로고 (출처: 올버즈 (Allbirds))
올버즈의 로고 (출처: 올버즈 (Allbirds))

 

올버즈 (Allbirds)
-    출시일: 2014년
-    설립자: 팀 브라운(Tim Brown), 조이 쥘링거 (Joey Zwillinger)
-    기업가치: 14억 달러 (약 1조 6000억원)

올버즈는 2014년에 시작된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신발 제작 스타트업이다. 올버즈는 울, 사탕수수, 유칼립투스와 같은 지속 가능한 재료와 천연재료를 통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양말을 신지 않아도 발이 너무 편하다는 입소문을 통해 실리콘밸리를 넘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버즈의 신발들 (출처: 올버즈 (Allbirds))
올버즈의 신발들 (출처: 올버즈 (Allbirds))

포브스에서는 올버즈에 대해 ‘제품뿐만 아니라, 기업 운영 자체가 매우 혁신적’이라며 극찬했다.

구글의 최고 경영자인 래리 페이지가 신는 신발이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한 스타트업으로 유명한 올버즈는 국내의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까지 꼭 갖고 싶은 아이템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올버즈의 창업 스토리 

올버즈는 전 뉴질랜드 프로 축구선수인 ‘팀 브라운(Tim Brown)과 ‘재생 가능 재료’ 전문가이자 친환경 해조류 제조기업 대표인 ‘조이 쥘 링거(Joey Zwillinger)’가 2014년에 설립했다.

팀 브라운은 사실 대부분의 은퇴 체육인들이 그렇듯이, 은퇴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신발 디자인에 도전했지만, 가죽 신발을 만들었지만 불편하다는 반응과 함께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다.

그러던 중 자신의 고향인 뉴질랜드에서 국민보다 많은 수를 자랑하는 양들을 떠올리게 됐고, 울(양모)를 가지고 신발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출처: 올버즈 (Allbirds))
올버즈의 공동 대표인 팀 브라운(Tim Brown), 조이 쥘링거 (Joey Zwillinger)(출처: 올버즈 (Allbirds))

뉴질랜드 울(wool) 생산자 협회에서 연구 자금을 받고, 세계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에 울로 만든 신발 프로젝트를 업로드해 나흘 만에 12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를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비싼 가격에 친환경 해조류를 내놓고 판매처를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던 쥘 링거는 브라운의 아내를 통해 브라운을 알게 됐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같이 창업하기로 마음먹게 됐다. 

빠르게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들어 시장의 반응을 살핀 뒤, 투자를 받아내는 ‘린 스타트업’ 전략을 취한 올버즈는 지난해 9월 추가 자금을 통해 2750만 달러(약 313억 원)을 모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버즈의 성공비결 

1. 심플함 


올버즈의 성공전략 중 하나는 심플함이다. 올버즈의 심플함은 ‘제조공정’부터 제품에 담긴 ‘메시지’,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그 외에 간단한 유통 경로와 발에 가장 편한 디자인과 함께 친환경이라고 홍보하는 올버즈는 명확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올버즈의 친환경적인 소재. 차례대로 유칼립투스, 양털, 사탕수수 이다. (출처: 올버즈 (Allbirds))
올버즈의 친환경적인 소재. 차례대로 유칼립투스, 양털, 사탕수수 이다.
(출처: 올버즈 (Allbirds))

2. 친환경적이며 편안함

올버즈의 슬로건인 '대자연이 우리를 탄생시켰다'(Mother Nature made us do it)에서 볼 수 있듯이 출시하는 신발의 원재료는 양모에서부터, 유칼립투스 나무, 사탕수수의 껍질과 같은 친환경적 재료에서 나온다.

소비자 건강에 전혀 해롭지 않은 재료와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적게 나오는 친환경 제조공업을 추구하는 올버즈는, 전 세계가 진통을 겪고 있는 쓰레기 규제에 알맞은 현대인들의 소비 스타일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3. 할인 없는 가격정찰제

<울로 만든 운동화 95달러> 이 심플한 가격 정책은 절대 할인이 없으며 동일한 가격에 판매된다.

다소 비싼 게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제품을 착화해보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지는 만큼 돈값 하는 제품이라는 평이 많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매장에서 주로 판매되며 애플의 가격정책처럼 단순한 상품과 마케팅이 유사하다.

4. 흥미를 유발하는 마케팅

올버즈는 ‘가장 편안한 운동화’를 만드는 것을 집중했으며, 이를 통해 쾌적한 삶을 선사하겠다고 마케팅했다.

제품의 입소문과 함께 자연스럽게 유명인사들이 찾게 되었고,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인물들이 신는 신발이라는 인식과 맞물려 소비자에게 자신이 표방하고자 하는 삶의 한 부분을 ‘실천’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심어 주었다.

친환경 재료를 통해 신발을 만들었다는 홍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 재미, 호기심을 제공한 것이다.

올버즈는 실제로 초기 투자 유치액인 270만 달러(약 30억 7000만 원)의 20%가량을 마케팅 비용에 쏟아부어 마케팅에 주력했으며, 애플의 핵심 전략인 디자인과 마케팅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밝혔다.

 

(데일리팝=배근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