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시간 중요한 2030, 코로나 이후 "정치 제외한 진짜 일잘러 드러나".."대면 업무 줄어들어 만족"
개인 시간 중요한 2030, 코로나 이후 "정치 제외한 진짜 일잘러 드러나".."대면 업무 줄어들어 만족"
  • 이주영
  • 승인 2021.11.0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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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이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수 있다”는 직장인도 절반 이상(53.8%)에 달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과 ‘직업 소명의식’ 및 코로나19 이후 ‘일의 변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요즘 직장인들은 일과 직업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개인시간과 여가생활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일과 회사생활에서 자율성을 느끼는 직장인이 많아진 것도 눈에 띄는 변화였다. 먼저 요즘 직장인들은 직장생활과 개인생활의 영역을 엄격하게 구분 짓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체 10명 중 6명(60.4%)이 평소 일과 개인생활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젊은 층일수록 ‘워라밸’을 중시하는 태도(20대 67.2%, 30대 63.2%, 40대 55.6%, 50대 55.6%)가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나 이러한 태도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수년 째 지속되고 있다(18년 60.3%→20년 62.6%→21년 60.4%)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개인생활을 중시하는 태도가 보편적인 모습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의 인간관계와 일상생활에서의 인간관계는 다르다는 인식(72.8%)이 상당히 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가생활이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말하는 직장인도 절반 이상(53.8%)에 달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개인시간을 충분하게 확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인이 많은 것으로, 역시 20대~30대 젊은 직장인들이 여가생활의 중요성(20대 60.8%, 30대 60.4%, 40대 49.6%, 50대 44.4%)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더 나아가 여가생활을 또 다른 전문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며(53.6%), 일을 좀 더 잘하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라고(42.8%)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직장인 55.6%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소명의식이 있다”
60.2% “다른 곳에서 더 많은 돈을 준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안 할 생각이다”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다만 일에 대한 자부심과는 별개로 가급적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지려는 직장인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절반 이상(55.6%)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특히 50대 직장인(20대 51.2%, 30대 48.8%, 40대 55.6%, 50대 66.8%)과 팀장 이상의 높은 직급을 가진 직장인(평사원 50.9%, 대리급 48.4%, 과장/차장 56.6%, 팀장/부장 67.9%, 임원/대표 76.6%)의 소명의식이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직업 소명의식이 아주 단단하지는 않아 보였다. 가령 직장인 10명 중 6명(60.2%)은 다른 곳에서 더 많은 돈을 준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안 할 생각이라고 밝혔으며, 돈을 더 준다면 지금 하는 일의 원칙과 전문성을 약간 포기 및 조정할 수 있다고 말하는 직장인도 54.8%에 달한 것이다.

비록 나름 책임감을 갖고 회사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더 많은 물질적 보상이 주어진다면 지금 하는 일을 포기할 수도 있는 직장인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젊은 층일수록 이러한 생각을 가슴에 많이 품고 있었다. 반면 외부에 더 큰 물질적인 보상이 있더라도 지금의 일을 계속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하는 직장인은 23.9%에 그쳤다. 

 

코로나 시대 이후 눈치 보며 회사에 남는 시간이 사라졌고(20년 34.8%→21년 53.2%)
출퇴근이 자유로워져 좋다(20년 24.1%→21년 45.3%)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일의 과정’에도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이런 변화를 체감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여졌다. 무엇보다 이전에 비해 직장생활의 ‘자율성’이 강해졌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눈치를 보면서 회사에 남아 있는 시간이 사라졌고(20년 6월 34.8%→21년 7월 53.2%),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워진 것이 만족스럽다고(20년 6월 24.1%→21년 7월 45.3%) 말하는 직장인이 코로나 확산 초기에 비해서도 부쩍 많아진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재택근무를 비롯한 유연근무제의 경험이 많아지면서 출퇴근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보다는 ‘총 근무시간’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해진(45%, 동의율)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예상외로 젊은 층보다는 50대 중장년층 및 높은 직급의 직장인들이 회사에 남아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워진 것을 더 체감하고, 만족해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일의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어서 좋다(20년 33%→21년 39%)
코로나를 겪으면서 “이전에 비해 회의나 보고가 줄어들어서 좋다”(20년 35.5%→21년 47.6%)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또한 업무 수행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었다. 이전에 비해 일의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어서 좋고(20년 6월 33%→21년 7월 39%), 업무의 내용이 더욱 명확해졌으며(20년 6월 29.6%→21년 7월 39.5%), 직장상사의 모호한 업무지시가 줄어들었다(20년 6월 29.5%→21년 7월 35.7%)는 평가가 조금씩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 진짜 일을 잘하는 사람이 가려지기 시작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장인의 37.7%가 요즘은 일을 진짜 하는 사람과 하는 척하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바라봤으며, 문제해결능력이 있는 사람과 상사에게만 잘 보이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3명 중 1명 이상(35.1%)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대면’ 업무가 줄어든 것을 만족해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이전에 비해 회의나 보고가 줄어들어서 좋고(20년 6월 35.5%→21년 7월 47.6%), 직장상사와 마주보며 얘기하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만족스럽다(20년 6월 34.2%→21년 7월 41.4%)고 말하는 직장인이 더 많아진 것이다. 회의와 보고가 줄어든 것에 대한 만족감은 50대 직장인이, 직장상사와의 대면이 줄어든 것에 대한 만족감은 20대~30대 직장인이 좀 더 많이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