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시민’…묻지마 흉기 난동에 적극 역할
‘용감한 시민’…묻지마 흉기 난동에 적극 역할
  • 김윤희 기자
  • 승인 2012.09.0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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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묻지마 흉기난동’을 벌인 현장에서 범인을 체포하는 데는 시민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사건 발생부터 검거까지 용감한 시민정신은 범인을 잡고 추가 피해를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울러 장소와 대상을 가리지 않는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범행이 일어난 곳도 지하철 역, 도심 상가 도로, 심지어 주택가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다.

이들 묻지마 범죄의 피의자들은 실직이나 취업 실패 등 단 한 번의 실패로 밑바닥으로 전락하는 일이 많아, 미비한 사회 안전망의 개선도 장기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 22일 여의도에서 일어난 전직 동료에게 흉기 난동은 한 시민이 즉각 제압이 주효했다. 시민 이각수씨는 “쓰러져 있는 여자를 또 찌르길래 제가 발로 가슴을 찼어요. 차니까 뒤로 넘어지면서....” 이 씨는 명지대 평생교육원 무예과 교수다.

또 “피가 벌겋게 묻어있는 칼을 보고 제가 뛰어왔습니다. 뛰어와서 이 우산으로 치고 찔렀어요” 라고 말한 시민 김정기씨는 전직 대통령 경호실 근무자였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범인이 자해소동을 벌렸으나 용감한 시민들이 설득을 하면서 범인을 묶어둬 경찰이 범인을 체포할 수 있었다. 시민 계진성씨는 자기 윗옷을 벗어 지혈을 해 부상자들을 도왔다.

이들 범인과 피의자의 사회적, 경제적 여건이나 심리 상태는 실직과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이 있다거나 경제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다.

먼저 서울 여의도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의 피의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들어간 회사에서도 적응하지 못한 실직자다. 경기도 수원에선 문이 열린 가정집에 들어가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의 범인은 전과 11범. 그는 “어차피 사형당할 것이다”라며 영장실질심사도 거부하는 등 자포자기 상태라고 한다.

의정부 지하철역에서도 흉기 난동, 범인은 일용 노동자로 생활고를 겪다가 일자리를 구하러 가던 길이었다. 울산에서 슈퍼마켓 주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범인도 직업이 없었다.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였다.

한편 이렇게 현실 불만과 우발적인 이유로 발생하는 묻지마식 ‘강력 범죄’의 발단은 대부분 사소한 것이다. 여의도 흉기 난동은 전 직장동료와의 불화, 의정부역은 침 뱉기, 수원은 술값 시비 등 이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거의 유일한 대응은 전철역과 같은 공공시설에서 자체 경비 인력을 확충하도록 유도한다는 것밖에 달리 없다.

경찰은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이각수, 김정기, 계진성 씨 등의 실명을 거명하며 “피의자를 검거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사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