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불산가스 외부유출 없다…거짓 드러나
삼성전자, 불산가스 외부유출 없다…거짓 드러나
  • 박성희 기자
  • 승인 2013.02.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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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가스 12시간 외부 배출…동탄신도시 주민까지 영향 받았나?

수명의 사상자까지 발생한 삼성전자 불산 누출사고 발생 당시 공장 내부에 가득 찬 불산가스를 대형 송풍기를 이용해 빼낸 정황이 뒤늦게 확인됐다.

그간 “불산 가스를 외부로 배출한 적이 없다”던 삼성전자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경기지방경찰청ㆍ화성동부경찰서 수사전담반 관계자는 15일 “공장 내 CCTV를 분석한 결과 삼성이 지난달 28일 오전 6시경 부터 송풍기를 이용해 공장 내부의 불산가스를 무려 12시간 동안 공장 밖으로 빼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불산 가스가 출입구 문을 통해 또 다른 사무실을 거쳐 공장 밖 대기 중으로 확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CCTV에는 불산밸브 가스킷 교체작업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28일 오전 6시경 노란색 방재복을 입은 삼성과 협력업체 STI서비스 직원 3~4명이 대형 송풍기를 이용해 공장 내부에 뿌옇게 차 있는 불산가스를 출입구 쪽으로 송풍기를 이용해 빼내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삼성반도체 환경안전팀장 김태성 전무가 주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로써 그간 불산가스가 밀폐공간인 클린룸 안에서만 일어났고 누출된 불산 용액은 폐수처리장으로 이송되므로 불산이 공장 밖으로 유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해온 삼성전자 측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경찰은 삼성의 이같은 조치가 대기환경법 등 관련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찰은 불산가스를 외부로 빼내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환경부 등에 보내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이처럼 경찰조사를 통해 유해화학물질인 불산이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화성사업장 반경 2㎞ 안에 거주하는 동탄신도시 등 주민들 중 일부가 불산가스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시민환경연구소도 지난 7일 삼성전자 화성공장 주변에서 채취한 식물시료를 분석한 결과 15개 중 9개에서 불소가 검출됐고 이를 바탕으로 대기 중 불소농도를 추정한 결과 0.02~2.59ppm이 검출됐다고 14일 밝히면서 논란이 재점화 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경기도는 면밀히 살펴본 후 이 사업장에서 관련 법규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특히 지난 1998년 11월 녹색기업으로 지정돼 정기점검 면제 등 각종 혜택을 받아온 화성사업장의 녹색기업 지정 취소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숨진 STI서비스 직원 박모(35)씨의 사인을 비롯해 불산 누출량 등을 분석한 수사결과를 중간 종합한다.

아울러 법 위반 여부가 발견되면 즉각 형사처벌한다는 방침이어서 다음주 발표 예정인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