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인터뷰] 간호사에서 N잡러로 거듭나기까지…N잡으로 본업을 바꾸기 '노마드윤 인터뷰'
[N잡인터뷰] 간호사에서 N잡러로 거듭나기까지…N잡으로 본업을 바꾸기 '노마드윤 인터뷰'
  • 이수현
  • 승인 2023.10.23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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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도 ‘프로N잡러’를 꿈꾸는 요즘이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월급 외 수익을 창출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거나 자기계발을 위해 N잡을 추구하기도 한다.

실제로 취업플랫폼 잡코리아, 알바몬에서 조사한 ‘직장인 N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중 89%가 ‘본업과 병행해 N잡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진행한 ‘직업 가치관 및 N잡러(슬래셔)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81.2%)이 우리 사회에서 N잡러와 같은 직업 형태가 지금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앞으로 N잡러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 흐름(65.2%)이라는 인식도 강한 편이었다.

이렇듯 직장인이 부업을 선택하는 경우는 흔하다. 하지만, 어떤 부업을 어떤 방식으로 선택하느냐는 천차만별이다.

회사 일의 연장선으로 N잡을 시작하는 이들도 있지만, 본업을 바꾸기 위해 N잡을 시작한 경우도 있다.

인터뷰로 만난 노마드윤은 간호과를 졸업하고 첫 직장이 대학병원이었지만 현재는 스타트업의 마케터이자 1인 사업으로 일하는 N잡러다.

어떻게 직업을 바꾸고 N잡러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방법과 함께 현재 마케터로 일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블로그 운영 노하우까지 물어봤다.

ⓒ노마드윤 제공
ⓒ노마드윤 제공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바이오 스타트업의 마케터이자 블로그 및 1인 사업으로 N잡을 하고 있는 노마드윤이라고 합니다.

Q. N잡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함께 지금까지 N잡으로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공유해주세요.

사실 처음부터 따로 “N잡을 해야지!”라고 다짐했던 건 아니에요.

저는 간호학과를 졸업한 간호사이고, 그래서 첫 직장은 대학병원이었어요. 그런데 학부 때도 느꼈지만 제 성향이 직업과 정말 안 맞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주어진 환경에 그저 묵묵히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달까요. 뭔가 계속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고, 비효율을 개선하는 데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변하지 않는 환경과 사람들이 저한테는 상극의 환경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당시 제가 가진 게 간호사 면허증 하나뿐이었어요. 배운 게 간호학뿐이라 내가 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으니까 “일단 다 부딪혀보자!”는 심정으로 이것저것 시간 나는대로 도전했던 게 시작입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운영해오던 블로그가 있었는데, 그게 운이 좋게도 N잡의 시발점이 되어 주었어요. 고료 작업이나 제휴마케팅 등 당시에는 일단 뭐라도 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닥치는 대로 했던 것 같아요.

Q. 보통 직장과 N잡을 병행한다고 하면 직장의 연장선에서 N잡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N잡러 노마드윤 님의 경우에는 어떠셨나요?

제 경우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본업을 바꾸기 위해 N잡을 시작했어요. 좀 독특한 이력인데 간호사를 비롯해 특수한 직업을 가진 분들은 이해하실 거예요.

바로 이직은 어려우니 직장 밖에서의 경험이라도 쌓아보자 했거든요.

당시에는 저처럼 이렇게 병원 나와서 이것저것 한다고 온라인에서 떠들던 사람도 없어서 그게 될까 싶었는데,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니까 되더라고요.

현재 직장도 블로그 활동이 대부분인 포트폴리오로 합격했고, 심지어 경력직으로 입사하게 되었어요. 이건 마케팅이라는 분야라 특히 더 가능했던 것도 같아요.

확실히 제가 이전에 하던 일과는 다르지만 회사에서만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노마드윤 제공
ⓒ노마드윤 제공

 

Q. 직장과 N잡, 이 두 가지를 같이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시간관리를 어떻게 하셨나요? 

처음에는 ‘절실함’이었던 것 같아요.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실행력이 만들어졌어요. 힘들고 말고 따질 게 아니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같은 일을 해도 드는 에너지나 스트레스가 적어지더라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습관화가 되는 과정이었어요. 그럼 그때 또 새로운 걸 시작하고. 컴포트존(Comfort zone)에 안주하지 않는 연습은 꾸준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그럼 현재도 그 ‘절실함’을 방법으로 일을 지속하고 계시나요?

지금은 사실 그만큼의 절실함은 없어요. 그래서 방법을 바꿨어요.

목표가 어느 정도 정해지면, 그걸 빨리해내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잖아요.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저는 계획을 세워요. 그리고 그걸 이룬 뒤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구체화해서 기록해둬요.

어쩔 수 없이 시간이 지나면 그 마음이 금방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잔상만 남더라고요. 그 전에 일단 해낼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편이에요.

최소한 계획을 SNS에라도 올리던가, 누군가에게 뭔가를 준다고 약속을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Q. ‘해낼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최근에도 전자책을 써야지, 말만 하다가 너무 쓰기가 어려워서 30%쯤 써놓고 사람들에게 신청부터 받기 시작했어요. 기대된다는 댓글과 DM을 받을 때마다 자극이 되어서 결국 일정 내에 잘 마무리했던 기억이 있어요.

스스로를 믿지 않는 게 노하우라면 노하우에요.

N잡을 하다 보면 절대적인 시간은 무조건 부족해요. 특히 저처럼 직장을 병행하는 경우는 더욱이요.

가용 시간 자체가 적다 보니 쉬어도 쉬는 게 아닌 기분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죄책감이었는데 이제는 직장에 가지 않는 주말에도 하루에 몇 시간이라도 일하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한 지경에 이르렀어요.

이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결국 한 가지 우물을 열심히 파내려면 절대적인 시간도 필요하다는 걸 느끼거든요.

그래서 이런 생활이 너무 오래 지속되지 않게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한 쪽을 정리하는 시기가 오게 될 것 같아요. 일단 지금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병행 중이지만요!

ⓒ노마드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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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위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N잡의 일환으로 네이버 블로그 운영을 오랫동안 해오셨는데요. N잡러 노마드윤 님이 블로그 운영 과정에서 터득한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도 처음 5년 넘게는 블로그로 돈을 벌지 못했어요.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해야 맞는 표현일 것 같아요. 이후 체험단을 시작으로 여러 시도를 하면서 블로그 수익화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분류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블로그로 월급 이상의 돈을 버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전업 블로거가 되어서 블로그 자체를 나만의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방법과, 판매할 서비스 또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 이렇게 2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후자의 경우 블로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내 것을 알리는 수단이 됩니다.

처음엔 저도 전업 블로거를 꿈꿨고, 1년 간 디지털노마드로 일하며 블로그가 주수입원이기도 했는데요.

결국 돈을 벌려면 네이버가 선호하지 않는 행동들을 해야 해서 그것도 리스크가 크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렇게 한 순간에 ‘저품질’이 와서 수입이 뚝 끊기는 분들도 많이 봤고, 저 역시 그걸 경험했고요.

게다가 순위가 올라갈수록 투입하는 시간 또한 줄어들지 않더라고요. 실제로 현재 각 분야의 1등 블로그들 들어가 보면 하루에 글이 5개에서 10개씩도 올라와요. 1등이 되어도 결코 쉬지 못하는 시장이죠.

ⓒ노마드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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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본인이 어느 수준을 목표로 하는지 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각각에 맞는 방향이 있거든요.

저는 N잡이 된 이후부터 마케팅 용도로만 사용해 일주일에 2, 3개씩만 발행하는 정도로 관리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블로그 수익화 관련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제가 먼저 성과를 내고 그걸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10월부터는 다시 집중해서 키워보려고 하고 있어요.

상위 0.1% 블로거로 활동할 때가 벌써 4년 전인데, 그 사이에 로직을 비롯한 많은 게 바뀌었지만 결국 본질은 다 같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중입니다.

ⓒ노마드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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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노마드윤 님만의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첫 직장을 퇴사하고 먹고살 궁리에 다양한 일들을 해봤는데요. 결국 제가 좋아하고 끌리는 건, 과거의 저처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인 것 같아요.

저도 제 스스로가 이렇게까지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습니다. 주변에서도 다 안 된다고만 했고요. “배운 게 간호학 밖에 없는데 되겠어?” 이런 말들을 듣다 보니까 더 위축되고는 했어요.

하지만 요즘 더 느끼는 건,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다르다는 점이에요. 25살에 대학병원을 퇴사하고 정말 인생이 망하는 줄 알았는데, 용기 내었던 그 시기가 시발점이 되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근에는 “주저하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또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 일도 꾸준히 찾아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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