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진입 허용된다는데 업계는 ‘시큰둥’..왜?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진입 허용된다는데 업계는 ‘시큰둥’..왜? 
  • 김다솜
  • 승인 2023.10.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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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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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의료비 부담 저감과 펫보험 시장 활성화 등을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얼마 전 반려동물 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고령화와 1인가구 확산으로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반려동물 양육·치료비 부담 절감을 위한 수단인 펫보험 가입률은 지난해 말 기준 0.9%로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반려동물 등록제도 개선을 위해 비문이나 홍채 등의 생체인식정보로 반려동물 등록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반려견 뿐 아니라 반려묘 등록 의무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소비자가 보험금 청구 목적으로 동물병원에 요청하는 경우 진료내역과 진료비 증빙서류 발급을 의무화하는 방안과 함께 진료항목 표준화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보험가입부터 보험금 청구, 반려동물 건강관리 및 등록까지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동물병원과 펫숍 등에서 판매 가능한 반려동물보험 상품 범위를 기존 1년 이하 단기상품에서 3~5년 장기상품으로 확대한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동물병원에서 클릭 한번으로 보험사로 진료내역 전송 및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반려동물 보험 관련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진입을 허용한다. 현재 반려동물 보험을 판매 중인 보험사는 많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은 없다. 신규로 진입하는 보험사는 재무 건전성 등 인가 조건을 심사하고 기존 보험사는 기존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진입이 허용된다. 

다만 업계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펫 전문보험사 활성화를 위해서는 진료항목 및 진료비 표준화에 관한 수의업계의 동의 등 과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펫 전문보험사 진입이 당장 허용된다고 한들 기대 보험료 산정의 어려움과 보험금 과다 청구 우려 등으로 인해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장항목을 쉽게 넓힐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반려동물 진료체계는 통일돼 있지 않은 탓에 같은 질병이라 하더라도 병원마다 부르는 명칭과 진단 내용, 진료비까지 모두 제각각이다.이를 개선하기 위해 반려동물 의무 등록제와 진료내역·진료비 증빙서류 발급 의무화, 진료항목 표준화 등의 추진을 골자로 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계류 상태다. 

일각에서는 펫보험에 대한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스스로 펫보험의 필요성을 인지해야 하는데 국내에선 아직 펫보험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서다. 정책 제도의 효과가 발휘되기 위해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