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끼려고 중고폰? '짝퉁 스마트폰' 조심하세요
돈 아끼려고 중고폰? '짝퉁 스마트폰' 조심하세요
  • 김다솜
  • 승인 2024.01.3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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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시중에 짝퉁 중고 스마트폰이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당부된다.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중고폰 거래량은 3억940만대로 전년(2억8260만대) 대비 9.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IDC는 앞으로 중고폰 거래량이 연평균 8.8%씩 성장해 2027년에는 4억311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중고폰 거래량이 늘어나는 요인으로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이 꼽힌다. 최근 몇 년간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눈에 띄는 성능 개선이 없음에도 매년 출고가가 상승하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15는 프로맥스(1TB) 모델 기준 출고가가 250만원에 달했다. 이달 출시되는 갤럭시S24 역시 울트라(1TB) 출고가가 212만원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IDC의 전망치는 이전보다 다소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는 수요 부족의 문제가 아닌 재고부족에 의해서다. 대부분 선진국에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40개월을 넘어서면서 중고폰 시장으로 진입하는 재고가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중고폰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익명의 중고폰 기업의 자료를 인용해 국내 중고폰 유통물량이 2017년 127만대에서 2021년 550만대로 연평균 44.3% 증가했다고 밝혔다. 

KISDI 자체 추정 결과로도 국내 중고폰 시장은 2021년 682만대에서 2022년 708만대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6월까지 387만대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짝퉁 스마트폰 주의보
안심하고 중고폰 사는 방법은? 

중고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를 노린 짝퉁 스마트폰 사기도 활개를 치고 있다.

얼마 전, 최근 짝퉁 중고 스마트폰을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 일당은 중고 아이폰의 배터리 성능을 조작하거나 중국산 부품으로 조립한 짝퉁 스마트폰 1만대를 제작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또 AS 보상 기간이 남아있는 중고폰을 사들여 전기적 충격을 가해 액정 내부에 검은 점이 생기게 만든 뒤 제조사 자체 결함이 있는 것처럼 꾸며 총 4155차례에 걸쳐 무상 교환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 일당이 이같은 수법으로 챙긴 부당이득은 35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유사한 수법의 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소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제조연도에 비해 외형이나 성능이 뛰어난 경우 부품 교체 관련 영수증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구매한 중고폰 배터리가 표시된 성능에 비해 지나치게 빨리 소모된다면 공식 서비스센터 등을 방문해 부품 일련번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중고폰을 거래할 수 있는 제도적 틀도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단말기유통법)은 휴대폰 안심거래 인증제도 의무화를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중고 이동통신단말장치와 중고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사업자에 대한 정의를 신설해 법 적용 대상을 명확히 하고 이용자 보호요건을 충족하는 사업자를 안심거래 사업자로 인증하도록 한 것이다. 전문기관 위탁 근거 등의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법안을 대표발의 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중고폰을 안심하고 거래하려면 중고폰에 사진, 영상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남지 않도록 확실히 삭제하고 포렌식으로도 절대 복구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증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