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프로, 아이폰 같은 게임체인저 될 수 있을까? 
애플 비전프로, 아이폰 같은 게임체인저 될 수 있을까? 
  • 김다솜
  • 승인 2024.02.29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플 비전프로, 올해 판매량 50만대 내외 예측
낮은 완성도·높은 가격에도 주목도 ↑
XR기기 시장, 2029년까지 연평균 29.3% 성장 전망
ⓒnewsis
ⓒnewsis

지난 2007년 1월, 애플은 ‘맥월드 2007’을 통해 아이폰을 발표했다. 당시 외신을 비롯한 사람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새로운 무선통신장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가능성이 없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전 CEO는 당시 “아이폰이 유의미한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도, 기회도 없다”며 “전세계에 팔려나간 1억3000만대의 휴대폰 중 60~80%는 우리의 소프트웨어가 차지하고 있고 애플은 많아야 2~3%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8년 7월, 앱스토어가 최초로 탑재된 아이폰 3G는 출시 5개월 만에 10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15여년이 지난 지금, 아이폰은 자타공인 스마트폰 시대의 문을 연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꼽힌다. 

애플은 최근 ‘비전프로’(Vision Pro)라는 이름의 새로운 디바이스를 선보였다. 2015년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내놓는 신제품이다. 애플이 또 한번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지 사람들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애플이 ‘공간 컴퓨팅 플랫폼’을 표방해 출시한 비전 프로는 혼합현실(MR) 헤드셋 기기다. 고글처럼 생긴 헤드셋을 착용하면 실제 이용자가 서 있는 현실 공간 위로, 가상 공간이 펼쳐진다. 아이폰이 휴대전화에 컴퓨터를 집어넣는 개념이었다면, 비전프로는 MR 헤드셋 기기에 아이폰을 넣은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이용자의 시선과 손짓의 움직임으로 기기를 구동하는 ‘손·시선 트래킹(추적)’ 기술과 헤드셋을 쓴 채 바깥 세상의 모습을 화면으로 볼 수 있는 ‘패스스루’ 기술 등을 통해 키보드, 마우스 등 별도의 조작 기기 없이도 자유로운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3499달러(약 467만원)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비전프로는 사전판매에서만 20만대가량이 팔려나가는 등 출시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미국 현지에서만 판매되고 있음에도 전세계 얼리어답터들의 구매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비전 프로의 올해 판매량을 50만대 안팎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여타 애플의 1세대 제품들처럼 완성도는 낮은 편이다. 약 650g에 달하는 무게와 좁은 시야각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은 비전프로가 두통과 멀미를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비전프로를 환불 고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비전프로가 새로운 생태계를 열 것이란 기대감은 적지 않다. 일부 사용자는 “아직까지 PC를 완전 대체할 순 없지만, 가능성은 확인했다”는 평을 내놓기도 한다. 

한편 세계 확장현실(XR) 기기 시장은 2029년까지 연평균 29.3%의 성장률이 기대되는 유망 시장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현재 구글·퀄컴과 함께 XR기기 신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니는 독일 지멘스와 함께 올 하반기 XR 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