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물관리사업…물 건너간 까닭과 책임?
태국 물관리사업…물 건너간 까닭과 책임?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11.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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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6조2,000억 원 규모 통합물관리사업이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이하 수공)에게 계약기간을 내년 초로 연장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연내 수주가 물 건너갔다.

28일 국토교통부, 수공,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국정부는 수공 컨소시엄에게 계약기간 연장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합물관리사업 규모는 11조 원으로 수공 컨소시엄은 이중 방수로와 임시 저류지 입찰에 참여,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리 업체들이 수주한 금액은 6조2,000억 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56%에 달한다. 수자원공사가 입찰에 단독 참여했고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삼환기업이 시공업체로 참여했다.

하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혀 토지수용에 차질을 빚거나 보상 비용이 늘어날 경우 우리 업체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수공 컨소시엄은 이를 태국 정부에서 일정 부분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태국의 통합물관리사업과 관련 수공이 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와의 길고 긴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이들 단체들은 태국 현지를 방문해 수공의 사업 능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 수주에 ‘잡음’이 생긴 것.

지난 9월 태국 물관리사업 현장을 방문한 시민단체 환경운동연합 등은 “홍수 방지 댐 건설은 수공의 사업 범위 밖이다”며 “지난 7년 간 수공 부채가 758% 증가했고, 4대강 사업, 아라뱃길 사업 등 타당성 없는 사업을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현지 언론 <타이 포스트>는 ‘빚더미 K-water와 물관리사업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수공이 태국 방수로, 임시저류사업 등 대형사업 수행능력이 없다”, “태국정부와 모종의 이면계약 가능성이 의심된다”, “한국에서 수자원공사가 추진하는 대형 사업은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환경영향평가나 공청회 등을 거치지 않는다” 등의 단체 관계자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수공 관계자는 “기술 심의와 가격 절차를 마무리하고 현재 최종 계약조건 협의과정만 남겨둔 상황에서 환경운동연합이 잘못된 정보와 사실무근인 내용으로 수주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태국 통합물관리사업의 수주가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올해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 목표액 700억 달러 달성도 어렵게 됐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8일 현재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542억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