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시선] '태양의 후예' 송혜교, 쿨해도 너무 쿨한 '성희롱' 대처
[남다른 시선] '태양의 후예' 송혜교, 쿨해도 너무 쿨한 '성희롱' 대처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6.03.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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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태양의 후예'

최근 배우 송혜교의 3년만의 브라운관 복귀작 KBS '태양의 후예'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송혜교는 전작의 정적인 캐릭터를 벗어나 활동적이고 솔직한 흉부외과 의사 강모연 역으로 돌아왔다.

지난주 '태양의 후예'에서는 병원의 간판의사인 송혜교가 '왜 우르크 의료봉사를 떠나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송중기와의 썸이 끝난 뒤 뛰어난 방송 솜씨로 병원의 간판의사된 송혜교는 어느 날 병원 이사장에게 "저녁을 같이 먹자"는 러브콜을 받는다.

하지만 송혜교는 레스토랑이 아닌 호텔방으로 초대를 받게 되고, 이사장은 "시간 낭비하지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밥 올 동안 강교수가 먼저 씻을래요?"라는 권위적인 직장 상사의 성희롱 추태를 보여준다.

물론 송혜교가 송중기와 다시 만나기 위해 우르크로 떠나는 극적인 상황이 필요해 추가한 설정임은 이해한다. 그러나 떠나는 과정은 불편했다. 이사장이 유부남이 아니라 그나마 덜 불편한 '돌싱'이라는 설정에 고마워해야 할 정도였다.

작가는 역할에 맞는 송혜교의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 추태를 부리는 이사장의 얼굴을 가방으로 한대 내려치는 선택을 했다. 그것도 코믹스럽게.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웃으며 넘기기에는 주위에도 일어나는 지극히 현실적 상황이며, 명백한 성범죄이다.

'태양의 후예'가 사회고발 드라마가 아니라 멜로가 위주인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성희롱을 당한 다음날 회의실에 앉아 아무렇지 않게 이사장 마주보고, 오히려 봉사활동을 보내는 것에 분노하는 장면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성희롱에 업무상 불이익까지 주는데 신고는 안하고 봉사활동에 발끈하는 송혜교에게 쿨 워터 향기가 난다"는 한 네티즌의 말이 더 공감이 간다.

송혜교가 적어도 병원 최고의 간판의사이자 실력이 '빽'이라고 말하는 역할이라면, 사회에 이사장의 부도덕성을 폭로하거나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한 뒤 당당하게 사표를 내고 우르크로 떠나는 선택이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