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 한때 젊은이들 열광시킨 '폐쇄형' 메신저 '스냅챗'은 지는 해?
[스타트업in] 한때 젊은이들 열광시킨 '폐쇄형' 메신저 '스냅챗'은 지는 해?
  • 배근우
  • 승인 2018.11.1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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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시간이 지나면 메세지가 사라지는 ‘폐쇄형 앱’
-    네이버의 사진앱 ‘스노우’가 벤치마킹했지만 아쉬운 행보를 그리고 있어

 

스냅쳇이 로고 (출처: 스냅쳇 (Snapchat))

 

스냅쳇 (Snapchat)
-    출시일: 2011년 9월
-    설립자: 에반 스피겔 (Evan Thomas Spiegel)
-    기업가치: 250억 달러(28조 1100억원)
-    일 사용자수: 1억 8000만명 이상

(출처: 스냅쳇 (Snapchat))

스냅챗은 2011년에 출시된 SNS 메신저 앱으로, 메시지 확인 후 10초 안에 사라지는 독특한 시스템을 통해 자기표현이 강한 10대-20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게 된 스타트업이다. 

기존에는 텍스트 중심이었던 SNS 메신저 기능이 스냅챗의 탄생으로 인해 격변을 이루었고, 이미지와 영상으로 소통하는 시대를 이끌었다는 평이 있다. 스냅챗은 미국 밀리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은 소셜 앱으로 페이스북, 트위터를 뒤이어 소셜 앱 3위로 부상하는 등 미국 내에선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페이스북의 30억 달러 (약 3초 3700억 원) 인수 제안을 거절한 일화로 유명한 스냅쳇은 현제 기업가치 250억 달러(약 28조 1100억 원)에 달하는 걸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모델 미란다 커와 결혼한 것으로 유명한 스냅쳇 설립자 에반 스피겔은 ‘페이스북의 좋아요를 통한 인간의 표면적 감정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좀 더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메신저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에서 스냅쳇을 만들게 됐다.

눈이 양옆으로 찢어진 캐릭터를 묘사했다고 밝힌 스냅쳇. 엄연히 동양인을 비하하는 콘텐츠이다 (출처: 트위터 @tequllafunrise)
눈이 양옆으로 찢어진 캐릭터를 묘사했다고 밝힌 스냅쳇. 엄연히 동양인을 비하하는 콘텐츠이다 (출처: 트위터 @tequllafunrise)

스냅챗 고유의 기능, 양날의 검

스냅챗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사라져, 친분이 있는 사람끼리는 정말 솔직한 모습을 순간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스냅챗을 있게 한 이 기능은 양날의 검이 됐다. 한 리서치 기관에서 ‘청소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앱’으로 꼽히기도 한 스냅챗은 동영상 기능으로 발전하더니, 돈거래가 가능한 스냅 캐시가 추가되는 등 스냅챗의 덩치를 부풀리기 위한 기능들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의 스냅챗을 있게 한 ‘자동 메시지 삭제’의 매력은 악용의 우려를 낳게 됐다. 스냅챗 특유의 폐쇄성을 통해 음란채팅, 몸캠과 같은 행동은 물론, 범죄에까지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유력 매체를 통해 속속들이 전해지게 된 것이다. 이는 마치 보안성이 강해 대화 흔적을 남기지 않는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가 악용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 외에 흑인과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인 사진 필터로 구설수를 일으켰으며, 자동차의 계기판처럼 촬영자의 움직이는 속도를 화면 속에 보여주는 필터로 인해 과속을 조장해 차량 사고가 나는 등 10-20대를 타깃을 하는 스냅챗이 일부 청소년이나 하는 철없는 행동까지 따라 하는 행보로 인해 악평을 낳기도 헀다.

짦은 기간에 단숨에 스냅쳇을 추월한 인스타그램 스토리스. 인스타그램의 추격을 뿌리치고자 스냅챗은 “Stories Everywhere”라는 서비스를 준비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출처: Recode)
짦은 기간에 단숨에 스냅쳇을 추월한 인스타그램 스토리스. 인스타그램의 추격을 뿌리치고자 스냅챗은 “Stories Everywhere”라는 서비스를 준비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출처: Recode)

영향력으로 위기에 몰린 스냅챗

국내에서는 인기가 시들하지만 스냅챗의 영향력은 영미권을 넘어 한국에까지 끼치고 있다.

네이버가 개발한 사진 앱인 ‘스노우(SNOW)’ 또한 스냅챗의 인기 기능들을 모방해 아시아권에서 스냅챗만큼의 인기를 얻었다. 동남아 시장을 장악한 스노우는 한류열풍과 함께 네이버에서 개발한 메신저인 ‘라인(LINE)’ 메신저와 연동이 가능했기에 스냅챗을 아시아권에서 누를 수 있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세계적인 앱인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 또한 스냅쳇의 기능을 모방해 카피캣이라는 악평을 받기도 했지만 그 덕에 이용자 수를 높였다. 

하지만 인스타는 페이스북에 인수됐고, 페이스북이 왓츠앱까지 인수하면서 스냅챗은 위기에 처했다. 그 외에도 스냅쳇의 각종 구설수로 인해 주가가 반토막나기도 했다.

폐쇄성을 탈피하고자 나온 'Introducing Snap Camera' 기능. 트위치TV에서 스냅쳇의 카메라 필터를 통해 게임 캐릭터를 코스튬 할수 있다. (출처: 스냅쳇)
폐쇄성을 탈피하고자 나온 'Introducing Snap Camera' 기능. 트위치TV에서 스냅쳇의 카메라 필터를 통해 게임 캐릭터를 코스튬 할수 있다. (출처: 스냅쳇 (Snapchat))

스냅챗은 이 상황을 탈피하고자 특유의 폐쇄성을 개방하고 타 플랫폼과의 연동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기능인 ‘스토리스 (Stories)’를 공개했지만, ‘이걸 왜 이제 와서 변경하나?’라는 미지근한 반응이 대다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냅챗의 핵심 기능 대신 광고를 먼저 노출시킨 최악의 실수를 하는 등 자꾸 진보를 하기는 커녕 퇴보를 하고 있다.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스냅챗은 1억 8000만명 이상의 일 사용자 수가 전분기 대비 1%가량 떨어진 수치를 보이고 있고, 매 분기 사용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에 에반 스피겔 CEO는 “스냅챗 이용자 수 감소는 안드로이드 OS 이용자 감소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을 했지만, 일각에서는 스냅챗의 문제는 사용자 이탈을 넘어 ‘회사의 비전 부재’ 때문에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사용자 이탈뿐만 아니라 스냅챗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로 이직하는 등 고위 임원들이 잇달아 회사를 떠나고 있다.

 

(데일리팝=배근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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