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밀레니얼 세대, '비건(vegan)' 눈길
[이슈&트렌드] 밀레니얼 세대, '비건(vegan)' 눈길
  • 이지원
  • 승인 2019.11.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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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밀레니얼 세대가 비건에 관심을 갖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물 보호나 친환경, 윤리적 소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소수의 취향으로만 여겨졌던 '비건(vegan: 엄격한 채식주의자)'이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국제채식인연맹(IVU)'은 전 세계의 채식 인구를 1억 8000여 명 정도로 추산 중에 있다. 이처럼 전 세계 채식 인구가 늘고 있는 현재 비건은 가장 강력한 키워드로도 볼 수 있다. 이는 먼 해외의 이야기가 아닌,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2~3% 정도인 100~150만 명이 채식 인구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08년에 비해 약 10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그 중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 인구는 50만 명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지난 9월 17일에는 '돼지 흑사병'이라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바이러스 전염병인 돼지열병은 치사율이 최대 100%에 달하지만 사람에게 전염되는 질환은 아니다. 다만 돼지열병 초기 대응에 실패한다면 돼지고기 가격 폭등과 수급에 문제가 있어 관련 업계는 비상사태에 이르렀다.

이렇듯 비건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사회적인 변화로 인해 육류 섭취를 꺼리는 현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들은 때를 놓치지 않고 '식물성 대체육'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류란 콩이나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고기와 가까운 맛과 식감을 구현한 식품을 뜻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제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확대되면서 비건 시장이 유통 시장의 한 트렌드로 부상하는 추세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에는 변화한 생활상 및 가치관을 보이며 가치소비를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과 동물권 등을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비건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가치소비에 관심이 많은 것과 더불어 이전 세대들보다 영상과 여행 등으로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비건과도 자연스레 친숙해진 것이다.

이처럼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가격 대비 성능을 외치는 '가성비'가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최근에는 금액보다 심리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식품 업계에서도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주로 찾는 편의점에서부터 식품 및 외식업계까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식품업계와 외식업계, 편의점에서도 비건을 위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CU)

동원F&B는 미국의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 미트'를 수입 후 판매 중에 있다. 지난 2019년 4월 출시된 비욘드 미트는 출시 한 달 만에 1만 팩이 팔려나간 바 있다. 더불어 롯데푸드는 식품업계 최초로 직접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개발했으며, 2019년 4월 '엔네이처 제로미트'란 브랜드를 론칭했다.

또한 CJ제일제당은 2021년 즈음에 대체육 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현재 식물성 고기 등 미래식량 사업을 위한 원천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풀무원그룹 또한 지난 2018년 '7대 로하스 전략'을 내세우며 육류 대체를 미래 전략사업으로 키운다고 공표한 바 있다.

호텔 및 외식업계도 잇따라 비건 제품을 도입하고 있다.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은 국내 호텔 최초로 비건 버거를 선보였다. 미국의 비건 푸드 대표 브랜드 '비욘드 미트'의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비건 패티와 비건 체다 치즈 등을 사용해 호텔의 풀사이드 바비큐 스테이션 메뉴로 제공했다.

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오는 5일부터 100% 순식물성 원재료로 만든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편의점 업체가 베지테리언(Vegetarian)을 위한 간편식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U 채식주의 간편식의 핵심은 100% 순식물성 단백질 고기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통밀 또는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사용해 만든 식물성 고기는 고기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 풍부한 육즙을 재현했다. 트랜스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0%이며 단백질 함량도 높다.

가장 먼저 출시되는 '채식주의 도시락'은 파스타와 단호박찜으로 심플하게 구성된 상품이다. 달걀, 우유, 버터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펜네를 식물성 단백질 고기, 방울토마토, 미니 새송이버섯, 블랙올리브를 바질페이스토에 버무린 오일 파스타를 담았다.

'채식주의 버거' 역시 100% 순식물성 단백질 패티를 적용했으며 토핑은 토마토, 양상추를 넣었다. 번과 소스에서도 동물성 성분을 완전히 뺐다. 더불어 '채식주의 김밥'은 참깨밥에 햄 대신 순식물성 고기, 유부를 토핑해 고소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시금치, 당근, 우엉 등 식욕을 자극하는 오색 토핑도 넉넉히 넣었다. 이들 상품은 기존 편의점 간편식과 비슷한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돼 부담을 낮췄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