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간단하게 채식하세요" 유통업계에 불어온 '비건' 바람
[솔로이코노미] "간단하게 채식하세요" 유통업계에 불어온 '비건' 바람
  • 이지원
  • 승인 2020.02.0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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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품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0년 새해가 밝음과 동시에 '건강한 삶'을 보내기 위한 현대인들의 목표가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과 동물권, 윤리적 소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소수의 취향으로만 여겨졌던 '비건(vegan: 모든 종류의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이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실제로 '국제채식인연맹(IVU)'은 전 세계의 채식 인구를 1억 8000여 명 정도로 추산 중에 있다. 이처럼 전 세계 채식 인구가 늘고 있는 현재 비건은 가장 강력한 키워드로도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건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식물성 고기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12억 달러에서 2015년 18억 달러, 2020년에는 30억 달러로 10년 사이 그 규모가 2.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건의 성장은 먼 해외의 이야기가 아닌,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채식연합에서는 전체 인구의 100~150만 명이 채식 인구로 추정 중에 있다. 15만 명에 불과했던 2008년에 비해 약 10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그 중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 인구는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더불어 마켓컬리에서는 2019년 상반기 계란과 우유 등을 넣지 않은 비건 베이커리 매출이 2018년 하반기 대비 289%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비건 식품 중에서도 초콜렛, 빵과 같은 디저트류의 수요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비건 열풍에 유통업계에서도 비건 인구를 잡기 위한 제품들을 줄줄이 출시하고 있다. 자연스레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품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선택권이 많지 않았던 국내 비건인구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을 통해 비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가 돋보인다.

(사진=롯데쇼핑)
각종 온라인몰은 비건을 위한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비건에게 식품표시사항을 확인하는 일은 필수다. 언뜻 보기에는 비건 식품처럼 보이지만, 동물성 성분이 들어간 상품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 1월 28일 온라인몰에서 '비건 상품 기획전'을 열고 과일·채소·스낵·간편식 등 비건 음식을 비롯해 생활용품과 화장품까지 570여 종의 비건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몰에서는 상품 상세 페이지에 들어가야만 원재료를 볼 수 있어, 실물 상품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비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다소 번거롭다는 점을 착안해 기획한 행사다.

식품표시사항에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동물성 물질과 꿀, 비타민D3등 동물성 성분이 표기돼 있다. 비건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온라인 몰에서도 맘 편히 비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비건 상품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앞서 계란을 넣지 않은 채식 마요네즈 '해빗 건강한 마요'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 비건인증원에서 비건인증을 받은 해당 제품은 순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달걀대신 기능성 대두를 사용해 계란 알러지가 있는 사람 및 콜레스테롤이 걱정되는 사람 모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상품이다.

마켓컬리 역시 동물성 요소가 없는 비건 상품을 골라 선보이는 '지구를 위한 채식' 테마를 진행하기도 했다. 마켓컬리의 채식 테마관은 ▲간편식 ▲디저트 ▲생활용품 등 약 15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비건 상품을 제안한다. 특히 마켓컬리는 이번 채식 테마관에 동물성 요소가 없는 상품만을 골라 제안함으로써 채식주의자 소비자 등의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사진=오뚜기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비건을 위한 라면, 와인도 등장했다. (사진=오뚜기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오뚜기도 비건족을 잡기 위한 '채식 라면'을 선보였다. 지난 2019년 11월 출시한 채소라면 '채황'은 영국의 비건 협회인 '비건 소사이어티(Vegan Society)'에서 비건 인증을 받아 비건 제품으로 등록됐다.

해당 제품은 버섯, 무, 양파, 마늘, 양배추, 청경채, 당근, 파, 고추, 생강 등 10가지 채소에서 우러나오는 깔끔하고 담백한 채소 국물맛이 특징이다.

그런가 하면 비건을 위한 술도 등장했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12월 자연을 담은 와인 '제라르 베르트랑 나뚜라에'를 출시했다.

제라르 베르트랑 나뚜라에는 남프랑스 와인의 명가 제라르 베르트랑이 최근 시대 흐름에 맞춰 자연친화적 컨셉으로 내놓은 와인이다. 포도 재배부터 와인의 병입까지 모든 과정에서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비건 친화적인 와인이다.

또 와인 생산과정에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양조과정에서 자연 발생한 이산화황(SO2)이 아닌 추가로 산화방지제 및 그 어떤 화학적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은 자연 친화적인 와인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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