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궁금] 자취, 로망과 현실 사이 '괴리감 크다'
[그것이궁금] 자취, 로망과 현실 사이 '괴리감 크다'
  • 허진영
  • 승인 2020.12.0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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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꿔 온 자취로망, 산산조각 내버리는 현실

누구나 혼자 살아가는 자취로망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이나 주변의 간섭없이 오로지 자기 마음대로 하루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 자취생들은 '나만의 공간을 이쁘게 꾸며낼 거야!', '게으르지 않고 밥도 잘 챙겨 먹어야지' 라며 자취로망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로 들어가면 로맨틱한 자취로망은 깨지기 마련이다.

2020년 10월 알바천국 설문조사 (출처=알바천국)

2020년 10월 알바천국에서는 자취하는 20대 8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91.9%의 자취생들이 꿈꿔왔던 자취로망에 대한 현실적 괴리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청년들의 자취로망을 깨버린 요소는 무엇일까? 괴리감을 느낀 1위에는 '비용부족으로 인테리어 못할 때'(28.4%)가 차지했다. 경제적인 문제로 자신이 꿈꿔왔던 자취방 분위기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 자취생들의 큰 현실 괴리감으로 다가온 것이다. 

14.6%의 자취생은 '이상에 치여 인테리어는 꿈도 못꿀 때' 를 괴리감을 느끼는 순위 3위가 될 만큼 인테리어에 대한 갈망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만의 공간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대한 욕구는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이러한 니즈에 따라 최근에는 인테리어 관련 어플과 방송 프로그램 및 강연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인테리어를 한 번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지는 부담감과 생각보다 비싼 가구, 소품 들을 생각했을 때 비용문제는 불가피한 일이다. 자취로망의 첫 시작일 수 있는 인테리어부터 비용문제로 좌절하게 되니 SNS에서 보는 장인들의 자취방 인테리어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괴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괴리감을 느끼는 순간 2위는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가 차지했다. 자취 전에는 안 치어놓은 물건들을 보다 못한 부모님들이 치워주곤 했으나 혼자 살게 되면 자신이 둔 물건은 그 다음날에도 그대로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루 귀찮아서 놓아둔 물건들을 쌓이고 쌓여 미관을 해치기 마련이다. 처음 꿈꿨던 자취방의 깔끔한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빨랫감이 널부러져 있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자취의 주요 키워드가 '청소'라고 할만큼 어떻게 보면 제일 귀찮지만 해야만 하는 것이 청소라고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자취생들의 평균 하루 일과를 살펴보면 '청소' 를 할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2020년 10월 알바천국 설문조사 (출처=알바천국)

알바천국 20대 자취생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취 주거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비율이 50%를 차지했다. 2개 이상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자취생의 비율은 18%로 집계된 결과로 일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취 주거비 및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쓰는 시간은 풀타임일 경우 일 8-10시간으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는데 소요한다. 때문에 퇴근 후 자취생들은 취미나 여유를 가질 시간도 없이 집에서 쉬고 싶고, 청소는 여유가 되는 하루에 몰아서 하게 된다. 

나 다운 장소로 만들 수 있는 로맨틱한 자취로망을 꿈꿨지만, 넉넉치 못한 상황으로 로망을 실현하지 못할 때 현실 괴리감을 느끼게 되는 자취생들이 많다. 학업까지 다니는 자취생들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자취로망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