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회장 이어지는 '퇴임설'…도대체 무슨 일 했길래 ①
KT 이석채 회장 이어지는 '퇴임설'…도대체 무슨 일 했길래 ①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10.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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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최하위 성적에도 실적 감추기와 이석채 회장 살아남는 전략은?

그간 배임ㆍ횡령, ‘통신 문외한 낙하산 경영진’이라는 꼬리표 등으로 몸살을 앓던 KT(회장 이석채)가 올해 2분기까지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호조세를 보인 반면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 KT 새노조 조차 논평을 통해 “통신 문외한 이석채 회장 등 경영진 때문에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이석채 회장의 경영 위기론과 함께 퇴임설이 또다시 불거졌음에도 KT와 이 회장 자신은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 부인했다. 이에 거대 공룡의 발자취를 경영성과와 경영능력으로 나누어 탐색해 봤다. <편집자 주>

▲ KT 이석채 회장 ⓒ뉴스1
KT, 지지부진한 상반기 실적 ‘울상’…원인은?
 
통신업계의 큰형인 KT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는 달리 영업이익 증가폭이 상당히 작은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KT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의문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일 KT가 발표한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2분기 매출은 5조7,570억 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5.7% 감소, 영업이익도 3,483억 원을 기록해 직전분기 대비 5.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43.3%, 전 분기보다 37.3% 감소한 1,334억 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
  
그에 반해 LTE 관련 실적이 큰 부분으로 작용한 LG유플러스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1,448억 원(전년 동기 대비 10.6%, 전분기 대비 4.5% 증가)으로 작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직전분기 대비 9.6% 증가하며 815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LG유플러스의 실적 호조는 무선서비스 부문 매출이 LTE 가입자 증가에 따른 서비스 매출 증가로 이어져, 전년 동기 대비 18.5%, 직전분기 대비 6% 증가한 1조1,733억 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 또한 매출은 3.9% 증가한 4조1,642억 원, 영업이익 5,534억 원(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한 4,677억 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실적 호조 이유 역시 LTE 가입자와 무선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의 증가, 특히 SK텔레콤의 당기순이익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전에 따른 지분법 이익 증가로 급증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을 살펴봤을 때 KT가 상대적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원인으로는, LTE사업 약세와 타사 대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선수익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점을 꼽는다.

먼저 KT는 타사보다 뒤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해 3세대(3G) 이동통신 이용자 비중이 높고 LTE 가입자 비중이 낮은 편에 속한다. 현재는 600만 명이 넘는 LTE 가입자를 유치해 LTE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LTE 가입자가 전체 무선 가입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어 날로 축소되는 유선수익도 KT의 저조한 실적에 일조했다. 타사 대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선전화 매출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타사와는 달리 유선수익과 무선수익의 비중이 비슷한 편인 KT는 통신시장이 LTE 시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유선 가입자를 무선 시장으로 끌고 오지 못한다면 통신 수익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유선사업 부문 2분기 매출은 1조 5,0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가 줄어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였다. 
 
유선 사업 비중, 비통신 중심의 경영성과는 당연한 결과

▲ ⓒ데일리팝
유선사업 축소 외에도 통신업계 전반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 규제에 따라 보조금이 줄어들어 마케팅 비용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직전 분기와 비교한 KT 실적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전 분기는 ‘17만 원 갤S3’이라는 불법 보조금 사태와 이동통신 3사의 순환 영업정지로 인한 신규 가입자 유치 전쟁으로 마케팅 비용이 극에 달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8,528억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했고, LG유플러스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4,462억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다.
 
KT역시 마케팅 비용을 상당 부분 줄여 전년 동기 대비 7%, 직전분기 대비 10.4% 감소한 6,249억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방통위 제재에 따른 시장 안정화로 마케팅 비용이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이 오른 타 이동통신사와 달리, KT는 모든 면에서 제자리걸음 또는 하락한 실적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영업 정지 기간 동안 빼앗긴 30만 명의 가입자를 만회하기 위한 마케팅이 늘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방통위는 보조금 과열경쟁 주도를 이유로 ‘본보기 처벌’을 KT에게 202억4,000만 원의 과징금도 내게 했다.

당시 관련업계에서는 이동통신 3사가 신기술 LTE 어드밴스드 경쟁에 돌입한 상태여서 KT가 7일간의 영업정지 기간에 140억~350억 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뿐만 아니라 영업정지가 풀린 후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는데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도 통신사업이 아닌 비통신 부문에서 상당부분의 이익을 거두면서 통신부문의 약세를 드러내기도 했다. KT가 발표한 실적에서 내세운 부분이 BC카드, 스카이라이프, KT렌탈 등은 비통신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통신부문이 부진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들 연결회사들의 영업이익 기여분은 지난해 2분기 555억 원에서 올해 2분기 1,55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나, 기여도 또한 16.1%에서 44.5%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통신사업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부류에서 순이익을 찾게 된다”며 “2~3년 전부터 통신 외의 부문에 이미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고, 이제야 그 성과가 나타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으로 3분기 역시 이익 신장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더 지켜봐야 한다”고만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