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벤처생태계 복원 '성장·고용' 창출"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벤처생태계 복원 '성장·고용' 창출"
  • 오정희·임지혜 기자
  • 승인 2015.05.2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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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형 M&A 없이 창조경제 존재 할 수 없어…기업가 정신·사내기업가 육성 중요"

이민화 카이스트(KAIST) 교수가 '창조경제와 창업활성화'에 대한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고용창출의 가장 바람직한 대안으로 '고성장 벤처기업'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말 진행된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재완)의 조찬 세미나에서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간 성공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졌지만,(지금은) 대기업 혼자가 아니라 작은 벤처기업들이 먼저 나서, 다른 기업들과 상생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새로운 기능 모색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재 한국 경제 성장과 고용창출이 목표가 된 현실에 대해 "대기업은 성장에 기여하지만 고용창출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고용창출의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고성장 '벤처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벤처 창업의 생존율, 업체별 평균 매출액, 부가가치율, 매몰비용을 평가한 사회적 평균가치는 20년 동안 170억원을 창출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면서 "청년 100명이 각각 하나씩 100개 기업을 창업하면, 1조700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발생시킨다는 의미이다. 창업기업에 1억을 보조할만한 가치가 있음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이 교수는 창업활성화를 위한 방법으로 '지난 2000년대 벤처붐 당시 생태계 복원'을 꼽으며 국가적 차원에서 '2차 벤처붐'을 위한 강력한 지원을 촉구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 1995년 벤처기업협회와 1996년 ㈜코스닥이 설립된 직후 1997년에 벤처기업특별법이 제정되면서 2000년에는 미국 다음으로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 생태계를 가지게 됐다.

당시 벤처기업의 수는 지난 1995년 약 500개에서 2001년 1만1000개에 도달하는 등 1년에 약2배 이상 벤처기업 수가 급증했고, 코스닥 거래금액도 최고 수치로 탄생 5년 만에 코스피 지수를 추월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나스닥이 붕괴하면서 코스닥도 붕괴하자 한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2년 벤처기업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벤처기업 건전화 방안은 ▲코스닥·코스피 통합 ▲벤처 인증 기준을 투자기준→융자기준 ▲주식옵션 보수화 ▲기술거래소 통폐합 등이다.

벤처기업 건전화 정책→벤처 생태계 붕괴
'퇴직자 창업 高·젊은 층 창업 低' 우려

이 교수는 "당시 벤처기업 건전화 정책으로 인해 4대벤처 생태계가 붕괴됐다"면서 "이로 인해 벤처기업 수는 약 7000개까지 줄면서 벤처 빙하기가 형성됐다. 10년의 벤처 빙하기가 가져온 국가적 손실은 약 100조원 이상이다"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현재 벤처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350조원으로 삼성전자보다 약 50% 정도 많으며 경제성장에 약 0.8%를 기여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은 경제성장을 견인하지만 양극화 문제를 야기한다. 반면 벤처기업은 성장과 고용을 모두 가져다 주며 양극화를 해소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퇴직자 창업은 과다한 반면, 젊은 층의 창업이 저조한 것에 대해 우려했다.

이 교수는 혁신형 창업은 미래가치가 약 10억원이나 생계형 창업의 미래가치는 약 -1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자료에 따르면 실제 창업 10년 후 생존율은 혁신형 64.1%, 생계형 24.6%에 그쳤다.

이에 대해 그는 "해당 수치는 생계형 창업이 더 위험하고 미래가치가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혁신형 창업은 확산시키고 생계형 창업은 감소시키기 위해 한국형 크라우드펀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이 교수는 "혁신과 창조성을 따라가는 경제에서는 실패가 혁신으로 가는 지름길인데도 불구하고 실패의 무관용으로 인해 청년들이 창업을 하지 않는다"며 "창업자 연대보증 개선 없이는 창업정책이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정부가 창업활성화 지원금으로 1000억원 손실을 보전해 연대보증을 개선시키면 청년 창업이 약 6배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생형 M&A→ 고용 증진
기업가정신·사내기업가 육성 必

또한 이 교수는 벤처 활성화에 이어 M&A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창업 기업이 실제 시장으로 나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상생형 M&A가 대기업과 벤처기업, 엔젤 투자자 간의 상생발전을 가능케 한다. 상생형 M&A란 효율과 혁신의 결합으로 상생을 통해 고용을 증가시킨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이 교수는 'M&A가 없는 창조경제는 존재 할 수 없고 대체 할 수 있는 없는 없다'며 혁신 거래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기업가정신 교육을 통해 도전적 사고, 긍정, 기업가정신을 가진 청년을 육성하고 가치창출과 가치분배가 선순환 되는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미치광이 챔피언' 즉, 혼을 불어넣는 자인 사내기업가가 중요하다면서 창업 시장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발 창업'을 이끌기 위해 사내기업가 육성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교수는 선진국의 벤처 생태계 비교를 통해 "중국은 시장지향형, 일본은 기술중심형, 미국은 밸런스 형, 한국은 정부중심형이다"면서 "공급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특허를 활용하고 M&A 활성화와 코스닥을 재건해 재도전하는 순환중심의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데일리팝=오정희·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