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공항공사, 수익 얻는 '베트남 공항 운영권' 한사코 거절하는 이상한 행태
[단독] 한국공항공사, 수익 얻는 '베트남 공항 운영권' 한사코 거절하는 이상한 행태
  • 정단비, 오정희 기자
  • 승인 2015.09.04 01: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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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영국서 지불하고 운영만 하라는데..도대체 왜?

▲ 지난 2012년 한국공항공사, 베트남 꽝닌성, 시행사 조이너스가 맺은 3자 간 MOU

공항운영 전문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사장 김석기)가 베트남 정부와 맺은 하롱베이의 '번돈 국제공항' 운영을 낮은 수익성을 내세우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국가 망신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번돈 국제공항에 대해 한국공항공사가 밝히고 있는 수익률이 순수 공항 운영에 대한 것이 아닌 공사 전반적인 비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하롱베이는 세계 7대 관광지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임에도, 국익을 도모할 수 있는 사업을 거절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더구나 약 8억 달러에 달하는 사업비와 제반운영비도 영국금융사 캐슬 파인즈가 전액 투자하기로 한 상황이라 위험부담이 거의 없는 사업을 마다하는 근거가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데일리팝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012년 성시철 전 사장 시절 베트남 수상 입회하에 꽝닌성, 시행사 A사와 3자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한국공항공사와 A사, 시공사 포스코 건설이 합의서를 체결해 베트남 정부에 제출했다.

이후 한국공항공사는 공항부지 현판식 및 고사의식 참여, 현지 언론들과의 기자회견까지 진행했으나 2013년 10월 현 김석기 사장의 취임 후 지지부진한 모양새를 보이며 베트남 정부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제보자는 "한국공항공사가 번돈 국제공항 운영권을 꺼리는 이유로 수익률이 낮다고 말하고 있는데, (한국공항공사가) 수익률 검토을 의뢰한 회계법인에서 전체 공사까지 포함한 소요 비용을 가지고 측정한 것이 6.2%다"라며 "순수 공항 공영에 대한 수익률은 13.5%가 나왔음에도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심지어 시행사에서 다른 회계법인을 통해 수익률을 측정한 결과 에서는 15.3%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직접 베트남 하롱베이를 방문한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이광우 부의장은 "베트남 측은 공항 도로진입로 공사까지 하며 현수막을 붙이고 준비를 마친 상태인데 (한국공항공사의 행위는) 국익을 해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공항공사 측이 '수익률이 낮고 MOU는 6개월이 지나면 소멸된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 지난 2014년 1월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베트남 측에 보낸 공문

이 같은 한국공항공사의 해명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2012년 2월 MOU를 체결하고 6개월 뒤라면 그해 8월인데, 김석기 사장은 2014년 1월 14일 베트남 측에 '지분투자는 하지 않으나, 공항 운영사로서는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 부의장은 하노이공항 완공으로 이용객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한국공항공사의 추측에도 하노이공항 건설 당시 번돈 국제공항에 대한 사업 타당성을 검토했고 하노이 공항에서 하롱베이까지 육로 이동 시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두 공항의 사업성이 상관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석기 사장이 베트남에 공문을 보낸 지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진척은 없고, 베트남 정부는 오랜 기다림에 '공항 운영권을 경쟁입찰에 붙이겠다'는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한국공항공사의 의중을 알 수 없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공항공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업을 진행해오고선 이를 갑자기 뒤집는다면, 한국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데일리팝=정단비, 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