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대접받지 못할 것' 발언한 서청원에 사과 요청…"종교의 가치 크게 훼손"
조계사, '대접받지 못할 것' 발언한 서청원에 사과 요청…"종교의 가치 크게 훼손"
  • 최승준 기자
  • 승인 2015.11.1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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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감스님 등 조계종 소속 스님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내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의원실을 항의방문 하고 있다. ⓒ 뉴시스

조계종 측이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에 사과를 요청했다.

조계종 대변인 일감 스님은 19일 오후 긴급논평에서 서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집권 여당의 대표를 지낸 원로 정치인이 종교 내부의 문제에 대해 간섭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서청원 최고위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조계종 측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내 진입에 대해 우리 종단과 조계사 대중들은 매우 고심하며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며 "더구나 사회적으로 여러 다른 목소리가 있어 더욱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종교인들을 폄훼하고 나아가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한 것은 17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종교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국가와 정치권력이 종교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서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계사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며 피신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언급하며 "조계종 지도자는 한 위원장을 설득해 검찰에 출두하도록 하는 게 종교인의 떳떳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주말 불법 시위를 주도했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종에 은신해 있다"며 "이미 구속영장이 청구된 범법자이기 때문에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국민들에게 줘서는 불교계가 크게 대접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서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한상균 위원장의 은신을) 염려스러워 한 말이지 어떻게 협박이냐"며 "이게 사과하고 항의할 만한 발언인지 모르겠다. 천주교는 전부터 범법자 안 들이기로 하지 않았느냐"고도 주장했다.

한편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사회갈등이 해소되길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 당사자, 정부 등과 함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최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