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침입 '공시생', 과거 수능도 부정행위
정부청사 침입 '공시생', 과거 수능도 부정행위
  • 최승준 기자
  • 승인 2016.04.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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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 특수수사과 곽정기 과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열린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지역인재 7급 시험성적을 조작한 사건으로 구속된 송 씨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 뉴시스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공무원 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대학생 송모(26)씨가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허위로 발급받은 약시 진단서로 시험 시간을 더 부여받고, 시험 도중 화장실에 들려 미리 숨겨둔 휴대전화로 답안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4일 송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은 내용이 새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를 구속한 후 공무원 선발시험 응시과정 전반에서의 부정행위를 수사한 결과, 송씨가 허위로 약시 진단서(교정시력 0.16)를 받아 한국사시험과 토익(TOEIC) 시험에 응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약시 장애 응시생에겐 20% 더 시험시간을 준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송씨는 600점대였던 토익점수를 760점대로 끌어올려 지역인재 선발전형에 응시했다.

아울러 2010학번인 송씨는 2010년과 2011년 다른 대학에 진학하고자 2011~2012년도 수능시험을 보는 과정에서 약시 진단서를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1년도 수능에선 화장실에 휴대전화를 숨겨놓고 다른 응시생보다 시험시간이 50% 길다는 것을 이용해 각 과목 종료 후 인터넷에 올라온 답안을 확인해 자신의 OMR카드에 써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송씨의 수능 성적은 1교시 언어영역의 경우 5등급, 나머지 영역은 1등급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송씨는 지난 2월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5차례에 걸쳐 정부서울청사를 무단침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송씨는 훔친 공무원증 3장을 이용해 16층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침입한 뒤 지난달 5일 진행된 '2016년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선발전형' 필기시험 문제를 훔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송씨를 수사하면서 불거진 ▲대학의 지역인재 선발시험 위탁 문제점 ▲정부청사의 보안체계 개선 ▲진단서 위조를 통한 부정시험 등 문제점을 인사혁신처와 행정자치부, 교육부 등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데일리팝=최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