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부산대 강연, 정치권에 자신의 생각 발언 쏟아내
안철수, 부산대 강연, 정치권에 자신의 생각 발언 쏟아내
  • 신민주 기자
  • 승인 2012.05.3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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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30일 부산대 강연에서 각종 정치 이슈에 대한 생각을 피력함에 따라 '대권 행보에 사실상 마음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30일 저녁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강연 주제인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은 안 원장이 2004년 출간한 제목이기도 하다. ⓒ뉴스1

안 원장은 이날 부산대 총학생회의 요청으로 열린 특강에서 통합진보당의 '종북 논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공동정부론' 등과 관련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날 특강 후 질의응답 시간에 '통합진보당 폭력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진보정당은 인권·평화 같은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데 이런 잣대가 북한에 대해서는 다르게 적용되는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통합진보당내 종북세력을 비판했다.

이어 "북한은 좋든 싫든 대화해야 할 대상이지만, 한편으론 북한이 보편적 인권이나 평화 문제에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이 제안한 이른바 '공동정부론'에 대해서도 "이 시점에서 생각하거나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거 같다"며 "그 말은 굳이 저를 거론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분열이 아닌 화합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좋은 철학을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쟁 '잠룡'들에 대해서도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 문재인 전 이사장 이런 분들 중 한 분에게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 전 대표는 신뢰성과 지도력이 뛰어난 분이고, 문 고문도 국정경험과 인품이 훌륭한 분이다. 지지도를 보면 국민들 생각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평가를 내놓았다.

이에 덧붙여 정치권을 향해서도 "국회 개원일인데 원 구성도 제대로 안 돼있다"며 "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견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질의응답 시간에 나온 이같은 답변은 안 원장이 직접 선택한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평소 강연 후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온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안 원장이 수십개의 질문 중 자신이 답하고자 하는 질문을 뽑아 대답한 것이다.

특히 야권연대로 중요 파트너 대상이 될 통합진보당에 대해 강한 비판적 입장을 밝힌 대목은 안 원장이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를 위한 '조건'을 제시한 것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 문제를 항의하는 촛불시위장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던 안 원장이 대북 인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선결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도 읽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이날 자신의 대권 출마 여부에 대해 "제 경우는 의지를 갖고 대중에게 뜻을 밝히는 일반적인 정치인들과 다르다"며 "사회 변화에 대한 열망이 저를 통해 분출된 것인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고민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강의를 마치고 새 저서의 집필을 완료하는 6월 말께는 공식적인 대권 출마 선언이 나올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