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2월 3일 캠프 해단식 참석
안철수, 12월 3일 캠프 해단식 참석
  • 정수백 기자
  • 승인 2012.11.2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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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12월 3일 캠프 해단식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선거운동 지원 방식 등 향후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후보 캠프는 내달 3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 5층 민원실에서 캠프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단식을 열 예정이다. 앞서 안 전 후보 캠프는 지난 27일 해단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지지자 투신 소동 등을 이유로 이를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29일 "12월 3일 월요일 오후 3시에 해단식을 열 예정이고 안 전 후보도 참석한다"고 말했다. 이날 해단식에서는 안 전 후보의 발언이 있게 되며, 자원봉사자들이 촬영한 기념 동영상도 상영된다.

안 전 후보가 이날 해단식에 참석하면 지난 23일 대선 후보 사퇴 선언 후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안 전 후보가 이날 향후 행보에 대한 입장을 일정 부분 밝힐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은 그의 문 후보 선거지원 정도가 어느 정도 수위일지에 모아지고 있다.

안 전 후보 측근들의 말을 종합해 볼 때,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의 선거 지원에는 나서는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공동선대위 구성 등 민주통합당 측이 기대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안 후보 본인도 독자적인 지원활동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일부 측근들은 여전히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민주당과의 앙금을 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선대본부장들과 상의해 해단식 날짜를 직접 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방에 내려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 전 후보가 야권후보 단일화의 후속 조치와 관련해 자신의 지자자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8일 지방에서 서울로 '깜짝' 상경해 캠프 본부장 및 실장급 인사들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앞으로 개인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지지해 준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캠프의 실장급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은 이미 마쳤고 시기와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때문에 3일 안 전 후보의 등장은 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 지표 상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백중열세 양상을 보이고 있고, 3일은 첫 대선후보 TV토론(4일) 하루 전이라는 정치적 상황 등이 고려된 결과로 보인다.

안 전 후보가 이날 문 후보에게 어떤 형태로든 힘을 실어주면 이번 대선의 중요 승부처 중 하나가 될 첫 TV토론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안 전 후보의 지원이 공식화하며 TV토론에 나서는 야권단일 후보로서의 문 후보의 발언권과 모양새는 한층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어떤 방식으로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도울 지는 측근들도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당초 '토크콘서트' 형식의 강연을 통한 선거 유세 방식이 유력하게 예상됐으나 중앙선관위가 제동을 건 상황이다. SNS와 인터넷 등을 통한 지원, 유세차 연설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효과나 현실성 면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가 어떤 식으로 지원에 나설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를 압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모든 언급을 삼가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안 전 후보의 입장을 들어본 뒤 향후 방안을 조율하겠다는 기조다.

야권에서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와의 연결고리를 배제하고 '새정치'를 강조하는 수준에서 선거법상 관련 제약을 피해 강연을 하거나, 지난 4·11 총선에서처럼 투표율을 높이는 운동 등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간접 지원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다만 문 후보측 공동선대위에 전격 참여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함께 해단식 후 흩어질 캠프 관계자들에게 대선 후 활동 계획에 대한 구상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며 세력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안 전 후보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일단 대선에서의 역할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선 후 다시 모여 안 전 후보를 돕는다는 데에는 생각이 일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캠프의 한 팀장급 관계자는 "해단식에서 안 후보가 구상을 밝히면 그에 따를 것"이라며 "대선 이후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면 지금껏 참여했던 캠프 사람들은 다시 다 모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 전 후보가 해단식 시간으로 앞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택하곤 했던 '오후 3시'를 다시 선택하면서 예상치를 넘는 '깜짝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안 전 후보는 지난 9월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선언했을 때와 같은 달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기자회견 등을 모두 오후 3시에 맞췄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기업 CEO 출신인 안 전 후보가 자신의 결정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증시 마감 시간인 3시를 선택한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