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新 채용제도…논란이 되는 이유?
삼성그룹 新 채용제도…논란이 되는 이유?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4.01.1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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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열린 채용’을 고수하되 ‘기회균등의 채용 정신’을 살리는 등 채용 방법을 보완한다고 했지만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 등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은 1995년 ‘열린 채용’을 공언한 이후 사라졌던 서류전형이 도입되고, 전국 200개 대학 총ㆍ학장에게 인재 추천권을 부여키로 했다.

또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문항을 개선하고, 인재를 현장으로 찾아가 발굴하고 수시로 지원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하지만 ‘대학 총장 추천제’를 통해 선발된 1차 서류전형 합격자들에게만 2차 전형인 SSAT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해 객관성과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그 동안 삼성은 일정한 자격만 갖추면 모든 지원자에게 SSAT 응시 기회를 부여해 왔다.

▲ 삼성이 채용 방법을 보완한다고 했지만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 등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 뉴시스
이 같은 삼성의 인사채용 변경에 대해 ‘모두에게 시험 응시권을 부여하는 기존 삼성 채용제의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 ‘힘 있는 교수와 친분 쌓기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서류전형 부활에 대해서는 그동안 수십만 원대 SSAT 고액 과외까지 성행하는 등 한해 응시자만 20만 명이 넘게 과열됐던 SSAT의 사회적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그러나 ‘대학 총장제’ 추천을 받은 지원자에게는 서류전형을 면제받을 수 있는 방법을 남겨둬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아울러 삼성이 밝힌 바에 따라 ‘추천 인원은 해당 대학의 삼성 입사 실적 등을 고려해 정할 것’은 삼성에 입사한 졸업생이 많은 대학에는 추천 가능 인원을 많이 배정하겠다는 것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SNS상에는  ‘총장 추천제에 뽑힐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이제 학교에는 총장님 말만 잘 듣는 학생밖에 없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학교에 추종하고 체제에 순응하는 사람만 뽑고 학생 사회도 박살내는 1석2조의 정책’, ‘지금까지 서류전형이 없어서 대기업 중 유일하게 삼성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를 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젠 삼성의 문을 두드릴 기회조차 없어지는 것 같다’, ‘서류전형 통과의 핵심은 자기소개서. 앞으로도 자기소개서 잘 쓰는 과외나 학원 쪽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관련업계 한 전문가는 “서류 심사나 총장 추천은 결국 ‘스펙’에 따라 정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아무래도 스펙이 부족한 지방대생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요 보도에 따르면 삼성 관계자는 “출신학교는 안보고 평상시 본인이 지원하는 직무를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가를 볼 것”이라며 “서류전형을 하더라도 신입사원 가운데 35%는 지방대 출신, 5%는 저소득층을 채용하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