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분노…현수막으로 울분 토해내는 이유
시민들 분노…현수막으로 울분 토해내는 이유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4.05.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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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가만 있으라' 침묵 시위도 벌어져…분노 표출 다양

서울 합정역에서 망원역 사이 가로수길에 내걸린 20여 개 현수막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정단체가 아닌 시민들 각자 이름을 밝히고 있는 이 현수막들은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아파요. 미안해요. 부디 넋이라도 편히…', '이런 게 국가란 말입니까', '우리의 바람이 어딘가에 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미안합니다', '야 이 개XX들아' 등이 연달아 내걸렸다. 

2일 확인한 결과 과격한 표현을 한 일부 현수막은 치워지기도 하고, 어린 학생들의 현수막들은 새로 걸리기도 했다.

▲ ▲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서있다. ⓒ뉴스1

이에 시민들은 SNS를 통해 "너무 가슴 아파서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저도 하나 걸어야겠어요. 대체 할 수있는 게 뭘까요", "구청과 마찰이 있었지만 더 많이 내걸 거랍니다", "국민들의 분노이지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세월호 참사를 알리기 위한 '가만히 있으라' 시위가 거리에서 확산되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홍대 앞에는 수십 명의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침묵하며 거리를 걷는 장면을 전했다.

이들은 검은 옷을 입고 흰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가만히 있으라'라고 쓴 종이 팻말을 손에 들었다. 또한 노란 리본을 국화꽃 줄기에 묶어 함께 들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세월호 침몰 당시 선내에서 나온 '현재 위치에 머물라'는 안내방송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노란 바탕에 "정말 우리들은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걸까요"라며 "세월호를 기억하고 가만히 있기엔 꺼림칙한 사람들 4월 30일에 모여요"라고 적혀 있다.

지난달 29일 SNS와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한국판 두란 아담' 시위, 스탠딩 맨 시위를 해보자며 '침묵 시위'가 제안됐다.

이를 제안한 대학생 용모 씨는 "정홍원 국무총리 사퇴의 변은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라며 "세월호 침몰 사고 탑승자 가족에 대한 사과나 유가족에 대한 사죄는 없었다. 분명히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는데, 책임지지 않고 사과하는 사람도 없다. 우리,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겁니까"라고 말했다.

이날 홍대 앞 거리 행진을 마친 이들은 명동으로 이동해 침묵시위 행진을 이어갔으며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번 침묵시위를 제안한 용 씨는 오는 3일 오후 2시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오후 4시 명동역 5, 6번 출구, 오후 6시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앞 등 이날과 같은 시각, 장소에서 또 한번 침묵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