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의 '정도경영'이란?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의 '정도경영'이란?
  • 박성희 기자
  • 승인 2014.05.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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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롯데에 일이 또 터졌다. 이번 구설수의 주인공은 지난번 신헌 전 사장으로 파문이 일었던 롯데백화점이다.

이번에는 후임으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되는 이원준 사장이 구설수로 휘말렸다. 지난 18일 한겨례 보도에 따르면 이 사장의 아들 결혼식에 롯데백화점 본사 직원들이 동원된 것.

▲ 북한이 최근 우라늄 생산 등 핵능력 강화로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했다고 국가정보원이 8일 확인했다.ⓒ뉴스1
오후 1시에 예정된 예식에 직원들은 오전 9시부터 식장에 ‘출석’해 식장 안내와 화환 정리 등 일을 거들었다.

일각에서는 주말임에도 ‘사장님 아들 결혼식’ 돕기에 직원들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과장급을 포함한 경영지원본부(사원복지팀, 총무팀) 소속 직원들 20여 명은 주차장에서부터 3층 식장까지 하객들의 안내, 화환 정리, 주차 관리, 방명록 담당 등의 지시받은 일을 수행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측은 “동료 혹은 친구와 관련된 행사에 참석하는 ‘인지상정’으로 일을 거든 것뿐이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회사 측은 이번 일에 대해 “사장님이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사장의 개인사에 참석을 요구하는 윗선의 지시를 거부할 직원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또한 ‘인지상정’이란 재계의 분석이다.

아울러 일부 보도를 통해 “이날 참석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체휴가를 주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휴일근무수당’이나 ‘대체휴가’를 보장하겠다는 것은 사적인 일에 ‘회사 기회비용’을 쓰는 결과가 된다는 일반적인 지적 또한 제기될 수 있다.

주주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회비용을 쓰는 것은 아니고 근무수당 지급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금일봉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애사(哀事)도 아닌 경사(慶事)에 이 같이 움직인 것에 대해 “계속적인 일은 아니었다. 일부의 과잉충성은 인정하지만 미풍양속으로 바라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지난 5월 복구가 완료된 숭례문의 단청 일부가 벗겨진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1
한편, 이 사장은 롯데면세점 부사장으로 있다가 지난 4월 말 납품 비리 연루 의혹으로 수사를 받으며 자리에서 물러난 신헌 전 사장에 이어 부임했다.

그런 만큼 ‘조직쇄신’에 대한 기대감과 그가 말한 취임사처럼 “원칙대로 공정하게 업무를 추진해 줄 것”을 강조한 만큼 윤리와 도덕성이 강조됐다.

하지만 이번 아들의 결혼식을 진행하면서 ‘정도 경영’을 주장하며 이제 막 돛을 올린 이원준호(號)가 롯데백화점에 적잖은 ‘잔혹동화’ 이야깃거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