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돈 보관해라"…보이스피싱 후 방문 절도
"냉장고에 돈 보관해라"…보이스피싱 후 방문 절도
  • 채신화 기자
  • 승인 2015.05.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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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피싱 조직 사주 받고 3억1000만원 훔쳐…'보이스피싱+절도' 신종 수법
▲ "주민등록번호가 도용됐으니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집안 냉장고에 보관하라"고 보이스피싱을 한 후 방문 절도한 중국 동포가 경찰에 붙잡혔다. ⓒ 연합뉴스TV 캡처

"주민등록번호가 도용됐으니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집안 냉장고에 보관하라"고 보이스피싱을 한 후 방문 절도한 중국 동포가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2시 15분경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거주하는 A(77)씨는 전화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자신을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직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전화로 "선생님의 주민등록번호가 도용됐으니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인출해 집안 냉장고에 보관하라. 금감원 직원이 곧 방문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놀란 A씨는 바로 1억여원을 현금으로 찾아와 냉장고에 넣었고, 오후 4시 30분경 심모(22·중국 국적)씨는 금감원 신분증을 목에 걸고 A씨의 집에 방문했다.

심씨는 A씨를 택시에 태워 동사무소로 보내며 "빨리 주민등록증 먼저 재발급 받으라"고 한 뒤 "집안에 돈이 있으니 열쇠를 주면 지키고 있겠다"고 했다.

A씨는 믿고 열쇠를 맡겼고, 심씨는 그 길로 집안 냉장고에서 현금을 찾아 도주했다.

안양동안경찰서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3억1000만원을 훔친혐의로 심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단기비자로 중국에서 입국한 심씨는 바로 다음인 11일부터 13일까지 단 3일간 안양, 부산 등에서 4건의 범행으로 1억8000여만원을 훔쳤다.

심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주를 받아 입국한 뒤 조직에서 전화로 피해자를 속이면 거주지까지 찾아가 돈을 훔쳐 나오는 역할을 했다. 심씨는 훔친 돈의 5%가량인 1200만원은 수수료로 챙기고, 나머지는 또 다른 중간인에게 전달해 중국으로 송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인출과정에서 신고되거나 인출책 검거의 경우가 많아 절도를 접목한 신종 수법이 등장한 것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심씨가 지난 2013년부터 9차례 입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여죄를 조사하는 한편 중간 송금책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