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TV토론서 정책으로 승부
박근혜, TV토론서 정책으로 승부
  • 김동성 기자
  • 승인 2012.12.0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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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4일 오후 방송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첫 대선후보 간 TV토론에서 정치·이념적 논쟁은 가급적 자제하고 철저하게 '정책토론'으로 임할 계획이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뉴스1
이를 통해 '준비된 여성 대통령', '민생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유권자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킴으로써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 우세를 보이고 있는 지지율에도 확실한 상승세를 붙이겠다는 전략이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진영 정책위의장과 이정현 공보단장, 박창식 선대위 미디어본부장 등을 중심으로 박 후보의 정책공약을 국민이 알기 쉽게 전달하는데 이번 토론 준비의 초점을 맞춰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사무총장 겸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당무조정본부장은 "과거엔 TV토론 준비팀을 '매머드'급으로 구성했지만, 이번엔 소규모로 정책중심의 토론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과 박 후보 측은 일단 이날 토론 주제가 정치·외교·안보·통일 분야임을 들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등 다른 참가자에 비해 비교 우위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총장은 "대선후보 토론은 후보 자신의 정치철학 등을 국민에게 잘 설명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박 후보가 말을 유창하고 화려하게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내공은 상당하다. 이번 토론에서 자신의 강점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부에선 민주당 문 후보와 진보당 이 후보 간의 '협공'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이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 등 외교·안보 분야 현안과 관련해선 '이 후보의 생각을 문 후보는 어떻게 보냐'는 식으로 받아넘김으로써 오히려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낼 수 있다"는 게 새누리당의 판단이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외교·안보는 그동안 박 후보가 많이 고민해왔던 분야"라며 "야권의 정치공세, 인신공격이 없다면 후보 본인이 갖고 있는 정책과 비전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은 "문 후보가 지난 4·11총선 땐 이 후보 쪽과 손을 잡았지만, 이번 대선에 나서면서는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세력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고 했다"고 지적하면서 "오늘 토론이 그 약속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문 후보는 지난달 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방문한 자리에서 '애국가도 부르지 않고, 국기에 대한 경례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과 정치적 동반자가 되고자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국기나 애국가를 부정하는 정신에 대해선 전혀 찬동하지 않는다"며 "그런 정치세력과는 연대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바 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문·이 두 후보 간에도 치열한 토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두 후보가 '페어플레이'해줄 것으로 믿는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질문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일 박 후보에 대한 이 후보의 공격에 문 후보가 편승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유권자들은 '문·이 두 후보가 이념적·정치적으로 가깝다'는 인상을 가질 수 있다"면서 "두 야권 후보의 협공이 박 후보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또 자신의 '불통(不通)' 이미지와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과거사 인식 논란, 친인척 및 측근 관련 의혹 등을 놓고 야권 후보들이 거칠게 공격해오더라도 일부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것 외엔 직접적인 대응은 삼갈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진 종합상황실 전략조정단장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박 후보가 TV토론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 후보는 당초 지난 2일 강원 지역 유세를 마친 뒤부터 TV토론 준비에 매진할 계획이었으나, '15년 지기'인 이춘상 보좌관이 당일 자신을 수행해 강원도를 찾았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관련 일정이 사실상 '올 스톱'됐었기 때문이다.

특히 박 후보는 사고 당일부터 이날 이 보좌관의 발인까지 매일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또한 박 후보는 이날 TV토론 전까진 삼성동 자택에서 머물며 자신의 정책공약 사항을 점검하는 등 토론 준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오후 7시 토론 주관 방송사인 MBC스튜디오에 도착해 분장을 마친 후 7시40분부터 리허설에 들어갈 예정이며, TV토론은 오후 8시부터 밤 10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