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줌인] 질병 치료, 약 말고 앱으로? 디지털 치료제가 찾아온다
[트렌드 줌인] 질병 치료, 약 말고 앱으로? 디지털 치료제가 찾아온다
  • 김다솜
  • 승인 2023.07.2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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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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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치료제(DTx) 시장이 급성장세에 올라탔다. 사람의 질병을 약 아닌 모바일 앱 등의 소프트웨어로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의 ‘국내외 DTx 산업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21년 32억3000만달러(약 4조1360억달러)에서 연평균 20.5% 성장해 2030년에는 173억달러(약 22조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치료제란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한다. 이는 전자약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전자약은 뇌와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장치를 기반으로 한 하드웨어를 말한다. 전기적인 자극을 신체에 직접 전달해 치료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반면 디지털 치료제는 가상현실이나 모바일 앱 등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수면·식이·운동·훈련 등의 규칙적 수행을 보조해 인지행동의 변화를 유도한다.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세계 최초로 약물중독 치료용 앱 ‘리셋’을 허가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성장세에 올라탔다. 2020년 1월 기준 미국 내 리셋 사용환자는 351명이었는데 이들은 외래 진료 및 응급실 방문 횟수가 줄었을 뿐 아니라 환자 1명당 2150달러(약 275만원)의 의료비 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FDA는 현재까지 40개 이상의 디지털 치료제를 허가했다. 최근에는 성인 2형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인지행동 디지털 치료제 ‘아스파이어Rx’가 FDA의 허가를 취득하기도 했다. 개발사 베터 테라퓨틱스에 따르면 임상시험 결과 아스파이어Rx를 사용한 2형 당뇨병 환자그룹에서 혈당 수치가 유의미하고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 8월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국내 1호 디지털 치료제는 지난 2월 허가를 취득한 에임메드의 모바일앱 ‘솜즈’다. 해당 앱은 수면습관 교육과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통해 불면증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디지털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 건수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1년 8개 질환에 대한 9건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이 이뤄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개 질환에 대한 17건의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됐다. 올해는 지난 5월까지 9개 제품이 확증임상 승인을 받았고 2개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 

다만 식약처 품목허가 획득 후에도 혁신의료기술 실시와 신의료기술 재평가 등의 절차로 출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해외 진출을 통해 빠른 성장을 도모하는 국내 디지털치료제 스타트업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고령층의 경증 치매를 조기·선별하는 웰니스 인공지능(AI) 솔루션 ‘알츠윈’의 개발사 세븐포인트원은 연내 아시아 기업과 협업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경도인지장애 디지털치료제 ‘슈퍼브레인’의 개발사 로완은 일본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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