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라이프 인터뷰] '자유로운 50대' 냥집사.."나를 채우는 시간 보내기"
[혼라이프 인터뷰] '자유로운 50대' 냥집사.."나를 채우는 시간 보내기"
  • 권기선
  • 승인 2024.05.21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커피, 고양이, 책, 좋아하는 것으로 공간을 채웠어요”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이들은 내 삶에 들여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취향이 확고해지는 이유다. 1마리의 강아지와 7마리의 고양이를 기르는 자유로운 50대 1인가구 냥집사(57세)의 혼삶을 들여다보았다. 

 

 

냥집사님 제공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 종로구 을지로역에 거주하는 냥집사입니다.

 

Q. 1인 가구로 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이들도 크고 남편하고도 졸혼을 하게 되어 1인 가구가 되었습니다.

 

Q. 종로 을지로에 사는 이유와 만족도는요?

회사하고 가장 근접해서 선택했어요. 회사까지 도보 5분이라 출퇴근이 용이했고, 그런 시간을 자기 계발에 확보할 수 있었거든요. 출퇴근이 편해졌고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만족해요.

 

Q. 을지로는 주거지역은 아닌데 살아보니 어때요?

주거지와 같은 조용함은 없는데 편의 시설은 다 갖추어져 있고 교통이 편하다보니 좋은 것도 있어요. 앞에 청계천이 있어 산책할 수 있고 익선동이 가까워서 예쁜 공간을 들르기에도 괜찮거든요. 걸어서 명동, 충무로, 종로 다 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냥집사님 제공

 

Q. 집 인테리어 주안점이 있다면요?

좋아하는 책과 커피, 고양이로 집을 채웠어요. 예전부터 커피를 하고 싶어 카페도 차렸었지만, 그걸로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서 집을 카페처럼 꾸몄습니다. 생업으로는 다른 일을 하고 있고요.

집에 커피 머신, 원두가 종류별로 갖춰져 있어요. 입맛에 따라 아침에 그날그날 커피를 내려마시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Q. 혼자 살아서 좋은 점 vs 아쉬운 점

단점보다 장점이 많긴 합니다. 친정에 살다가 결혼하고 가정을 이뤘었는데요, 혼자 사는 시기가 없다보니 가족한테 맞추어야했던 시간이 길었어요. 혼자 사니 시간과 공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자유가 있더라고요. 이 점이 가장 좋은 장점이죠. 

단점은 아플 때 곁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아직 50대라 그래도 건강한 편이지만 더 나이가 들어 아프게 되는 상황이 오면 그제서야 걱정이 될 것 같아요. 아직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아요. 

 

냥집사님 제공

 

Q. 혼자만의 시간은 어떻게 채우나요?

가족과 있어서 시간이 부족한 줄 알았는데 혼자 있어도 시간이 훌쩍 가더라고요. 그래서 시간을 촘촘히 쓰기 위해 노력해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30분간 기본 운동을 하고 1시간 동안은 책을 읽어요. 청소도 1시간 하고 글도 써요. 나머지는 반려 동물들 케어하고 출근을 해요. 일 하고 저녁에는 강아지와 산책하고 다시 책을 읽거나 일기쓰고 필사를 해요. 하고 싶은 공부 하고 나를 채우는 방식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Q. 식사는 주로 어떻게 하세요? 가장 자신 있는 요리가 있다면?

요리는 거의 해 먹어요. 하고 싶은 요리가 있다면 유튜브에 나오는 대로 따라 합니다. 가정식 백반이 가장 자신 있어요. 반찬 몇 가지에 국, 밥 이렇게 간단히 차려 먹어요. 
 

Q. ​​​​​​​반려동물을 키우고 계시는데 계기가 있었나요? 장단점이 있다면?

아들이 고양이를 데리고 와서 키우게 되었고, 동생이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키우게 되었어요. 장점은 사랑스러운 존재가 언제나 집에 있다는 거죠. 단점은 혼자 여행을 가기 힘들다는 것이에요. 한두 마리 키우는 게 아니라 8마리를 키우다 보니 이 아이들을 전부 맡길 곳을 찾기도 힘들고, 맡긴다고 해도 아무래도 금액적인 부담이 크더라고요.  

만약 반려동물을 키우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15년 가까운 오랜 시간을 반려동물로 인해 달라질 일상을 상상하고 가족으로 맞이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추천하고 싶은 꿀템이 있다면?

드엘리사의 장 스탠드 미드센츄리 플로어 램프를 추천해요. 마디가 움직여서 원하는 위치에 조명을 켤 수 있어서 편하고 조명이 은은해서 예쁘더라고요. 눈부심이 덜한 조명이에요. 

 

Q. ​​​​​​​자신의 혼삶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유로움입니다. 혼자 살아보는 시간이 생에 한 번쯤은 꼭 필요한 거 같아요. 보통 그게 20대라면 저는 지금인 거고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상 누군가를 의지하고 싶어 하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가정을 꾸리고 살았었는데, 가족이라도 결국 타인은 타인이잖아요. 타인과 함께 살다 보니 내 뜻대로 삶을 꾸리기 어려운 순간이 오더라고요. 어느 순간 아이들도 성인이 되어 독립했고, 남편과도 논의를 통해 졸혼하게 되어 자연스레 혼자 살게 되며 그전과 달리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자유로움을 느꼈어요. 그래서 혼삶은 제게 자유로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