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륭실업 '독자행보' 조현문 전 부사장, 효성중공업PG로 경영능력 평가하면?
동륭실업 '독자행보' 조현문 전 부사장, 효성중공업PG로 경영능력 평가하면?
  • 김태균 기자
  • 승인 2015.04.2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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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변호사 ⓒ뉴시스

'효성가(家) 형제의 난' 중심에 있는 조석래 효성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효성 삼형제가 나눠가진 비상장 계열사가 회사 3개 중 하나인 동륭실업의 대표에 취임을 하고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동륭실업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이 각각 10%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조현문 전 부사장의 이같은 행보에 독자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겠다는 의지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의 경영능력에도 의문을 보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회사는  '형제의 난'이 일어나기 직전 이끌었던 효성중공업PG이다.

효성중공업PG는 지난 1962년 설립된 국영 중전기 회사인 한영공업을 모태로 1969년 국내 최초로 154kV 변압기와 169kV 차단기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1977년 효성에 인수되면서 1977년 창원공장 준공을 계기로 345kV 변압기와 362kV 가스 차단기 해외 수출, 1992년 765kV 초고압 변압기를 개발하며 성장해왔다.

이러한 효성중공업PG를 조석래 효성 회장이 지난 2007년 조 전 부사장에게 맡겼고, 조 전 부사장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 탓인지, 효성중공업PG는 지난 2005년 8500억원이던 매출액이 2012년 2조61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사실 이 실적은 앞서 조 회장은 미국의 변압기 교체 시기가 평균 40년인 점을 감안해 2001년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해안을 발휘한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러한 분석을 증명하듯 효성중공업PG의 영업이익은 2010년을 기준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2011년 1년 만에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더니 1842억원이라는 거액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이에 효성 전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외형은 성장했지만 내부가 부실하다는 평이 뒤따랐다.

이런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부문 변압기 사업과 관련된 인력을 대규모 물갈이했고, '저가 수주'를 밀고 나가면서 효성중공업PG는 2011~2013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새로 바뀐 인력 탓에 진입장벽이 높은 변압기 시장의 네트워크가 약해졌고, 수주 후 납품까지 2~3년이 걸리는 업종 특성상 정산 단계에서 저가 수주에 대한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눈앞의 실적을 우선으로 생각해 저가수주를 하면 후폭풍을 맞게 된다"며 "조선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수주를 많이 할수록 매출을 오르지만 그것이 저가수주라면 수익성 악화를 가져오게 된다"고 전했다.

당시 효성 측은 "경영능력은 매출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영업손익으로 평가받는 것으로, 중공업부문은 저가 수주로 인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해서 적자를 내 총 3640억원 규모에 이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가족과 상의없이 제3자에게 효성의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효성 내부에서 불법이 벌이지고 있다'며 회사와 가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진짜 효성과의 연결고리를 끊고 싶다면 동륭실업과의 관계를 먼저 끊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한편, 최근 효성중공업PG가 적자 탈출 소식을 전했다. 효성중공업PG의 지난해 매출은 2조3494억원,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378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조현준 사장은 조 전 부사장이 회사를 떠난 이후 효성중공업PG을 맡아 실적 향상을 위해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대전력망학술회의(CIGRE)에 참석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데일리팝=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