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종합금융그룹’ 시동 건 우리금융, 하반기 승부수는 ‘속도·고객·AI’
[줌인] ‘종합금융그룹’ 시동 건 우리금융, 하반기 승부수는 ‘속도·고객·AI’
  • 정단비
  • 승인 2026.07.20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보험사 편입을 마무리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한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하반기 ‘고객 기반 확대’와 ‘압도적인 실행 속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6일 서울 회현동 본사에서 임종룡 회장을 비롯해 은행·증권·보험 등 16개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경영진이 총출동한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상반기 증권·보험 포트폴리오 완성이라는 외형 성장을 이룬 우리금융이 하반기 내실 다지기와 질적 성장을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받는 자리였다.

임종룡 회장은 현 금융 시장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 끊임없이 뛰어야 하는 ‘레드퀸 효과(Red Queen Effect)’에 비유하며, "하반기 승부처는 속도"라고 강조했다.

사진=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CEO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임 회장은 이날 고객 기반을 넓히고 실행 속도를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CEO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임 회장은 이날 고객 기반을 넓히고 실행 속도를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늘리고, 지키고, 다진다…‘고객 기반 강화’ 3대 전략

우리금융은 이번 워크숍에서 ‘고객 확대’를 주제로 2시간이 넘는 마라톤 토론을 진행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갖춰진 만큼,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은행은 타겟고객 확대 및 그룹 공동영업 활성화를 발표한 것에 이어, 보험·카드는 그룹 시너지·비금융 연계 서비스 및 세대별 특화 마케팅 등의 전략을 공유했다. 또 증권은 시장 트렌드 기반의 신규 고객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임종룡 회장은 “고객 확보는 금융그룹의 가치이자 성장의 근간이다. 신규고객 확보, 기존고객 유지, 고객 복합화를 중장기 핵심 어젠다로 삼고 즉시 실행 가능한 과제는 당장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 회장은 고객 확보의 전제 조건으로 ‘철저한 소비자보호와 빈틈없는 내부통제’를 꼽았다. 금융사고 예방을 넘어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 이행 △보이스피싱 예방 △불완전판매 및 불건전 영업행위 근절 등 4대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기업금융 명가' 자존심…생산적·포용금융 목표 '90조' 상향

우리금융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기업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실물경제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연간 생산적금융 목표치(21.8조원)의 82.5%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고무된 우리금융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을 아우르는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의 총 목표를 기존 80조원에서 90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먼저 생산적 금융은 첨단전략산업, 혁신기업, 수출기업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금융 지원 집중하고, 포용금융은 중저신용자 및 취약차주를 위한 상반기 정책(개인신용대출금리 7% 상한제, 사잇돌대출 공급 등)에 이어 올해 목표인 3.5조원을 하반기에도 속도감 있게 집행한다.

안정적 수익구조 개편과 AX(AI 전환) 가속화

하반기 금리 변동성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내실 경영 전략도 구체화됐다.

임 회장은 "수익성 회복은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은행 부문의 핵심예금·기업금융·자산관리 영업동력 강화를 주문했다. 또한, 연체율과 부실 우려 자산을 ‘특별관리 수준’으로 점검하는 등 선제적 건전성 관리를 강조했다. 비은행 부문은 자회사별 핵심사업 경쟁력을 높여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미래 경쟁력을 위한 디지털 전환(DT)은 한 단계 진화한 AX(AI 전환)를 표방했다. 우리금융은 AI 적용 업무를 확정하고 업무 효율화, 영업지원, 리스크관리, 내부통제 등 전사적 영역에 AI 기반 금융 인프라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AI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 확보 및 그룹 공동육성 플랫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

한편 임종룡 회장은 이번 워크숍을 스포츠 경기의 '하프타임'에 비유했다. 상반기가 증권·보험사 편입과 체질 개선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시간이었다면, 하반기는 본격적으로 점수를 내고 격차를 벌려야 하는 '본경기'라는 뜻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하드웨어 구축을 마친 우리금융이 하반기 '고객 기반 확대'와 '속도감 있는 실행력'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성공적으로 이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