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타지·복수극부터 국내 복고 시트콤까지 소재 다양화
개인 창작자도 제작 참여…인물 일관성·반복적 전개는 한계
인물의 표정은 과장되고 입 모양과 대사가 어긋나기도 한다. 장면이 바뀌면 등장인물의 얼굴이 달라진다.
생성형 AI로 만든 숏드라마의 한계다. 그럼에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시청을 이어가는 이용자들이 있다. 짧은 회차에 갈등과 반전을 압축한 복수극부터 과거 가족 시트콤의 분위기를 재현한 일상극까지 AI 콘텐츠의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의 ‘AI 숏드라마 소비자 반응 분석’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의 관련 언급량은 올해 6월 94건에서 9월 565건으로 약 6배 늘었다. 분석 대상에서는 몰입과 비주얼, 비현실적 장르에 관한 반응이 이질감이나 거부감에 관한 반응보다 많았다.
AI 숏드라마는 환생과 복수, 신분 역전 등 익숙한 설정을 활용한다. 인물의 배경과 관계를 길게 설명하기보다 초반부터 갈등을 드러내고 반전을 이어 붙인다. 위기가 고조되는 순간 회차를 끝내 다음 영상을 보도록 유도하는 방식도 쓰인다.
썸트렌드는 짧은 시간에 사건이 빠르게 전개되고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영상의 어색함을 상쇄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청자 반응에서도 인물의 모습이 달라지거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다음 회차를 찾는 모습이 나타났다.
판타지와 사극 등 비현실적인 장르의 특성도 작용한다. 현실과 다른 세계를 전제로 하는 만큼 인물과 공간이 실제처럼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촬영하기 어려운 배경이나 인물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AI 영상의 장점으로 꼽혔다.
이러한 콘텐츠가 유통되는 숏드라마 앱 시장도 커지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8월 주요 숏드라마 앱의 중복을 제외한 국내 이용자는 29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90만명보다 약 3.3배 늘었다. 이는 AI 작품뿐 아니라 실사 작품 등을 포함한 숏드라마 앱 전체 이용자 수다.
복수극에서 가족 시트콤까지…AI로 재현한 익숙한 이야기
국내에서는 과거 방송의 분위기와 일상적인 상황을 재현한 AI 콘텐츠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 ‘몽땅거침없이순풍감자별’은 30초 안팎의 에피소드에 2000년대 가족 시트콤을 연상시키는 화면 색감과 대사, 당시 유행한 음악을 담는다.
소개팅 자리에서 적게 먹는 척했던 여성이 집에 돌아와 양푼 비빔밥을 먹는 영상은 10월 초 기준 조회수 276만회를 기록했다. 이삿날 가족이 둘러앉아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는 영상도 275만회를 넘었다. 댓글에는 중국 음식을 그릇에 담아 배달받던 기억 등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 다른 계정 ‘함반’은 일일·아침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 간 대화와 특유의 말투를 AI 영상으로 제작한다. 자극적인 사건과 반전을 앞세운 판타지·복수극 외에도 익숙한 대사와 생활상을 소재로 활용하는 사례다.
영상 생성 기술은 개인 창작자의 제작 참여에도 쓰이고 있다. 텍스트나 이미지로 인물과 배경을 만들고 카메라 움직임과 색감을 조절할 수 있어 대규모 촬영 인력이나 세트 없이 드라마 형식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한 사람이 이야기 구상부터 장면 생성과 편집까지 맡는 방식이다.
다만 영상 생성만으로 작품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와 이야기를 설계하고 장면별 결과물을 수정·편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러 장면과 회차에 걸쳐 인물의 외모와 목소리를 유지하는 작업도 요구된다.
썸트렌드는 캐릭터의 일관성과 음성 품질 문제, 양산형 콘텐츠에 대한 피로감을 시청 이탈 요인으로 지적했다. 빠른 전개가 시청을 이끌어내는 한편 인물과 장면의 연결이 흔들리거나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점은 한계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