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올해 1~9월 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8조8435억원으로 집계됐다. 9개월 만에 지난해 한 해 동안 쓴 금액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서울시는 '2026년 1~9월 서울 관광·소비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외국인 카드 소비액이 전년 같은 기간(5조6071억원)보다 57.7%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소비액 7조9375억원과 견줘도 11.4% 많은 규모다. 분석에는 한국관광공사 관광통계와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신한카드 기반 외국인 결제 데이터가 쓰였고, 현금 결제는 빠져 있다.
월별로 보면 4월 1조1530억원을 기록한 뒤 9월 1조248억원까지 6개월 연속 1조원 이상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오프라인으로 결제한 카드 금액 가운데 서울이 차지한 비율은 70.9%에 달했다.
시는 지난해 4분기 소비액이 2조3304억원이었던 점을 들어, 연말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소비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관광객 21.5% 늘 때 카드 소비는 57.7% 늘어
1~9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314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082만명)보다 21.5% 증가해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1027만명)과 비교해도 27.9% 많은 수준이다. 서울시는 카드 소비 증가율이 관광객 증가율의 약 2.7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420만명(32.0%)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240만명(18.2%), 대만 143만명(10.9%)이 뒤를 이었다. 세 나라 관광객이 전체의 61.1%를 차지했으며 미국 93만명(7.1%), 홍콩 42만명(3.2%) 순이었다.
지출은 쇼핑과 의료·웰니스에 몰렸다. 전체 카드 소비액 가운데 쇼핑업이 46.0%, 의료·웰니스업이 23.8%로 두 분야를 합친 비율이 69.8%에 달했고, 식음료업(13.3%)과 숙박업(10.4%)이 그다음이었다.
세부 업종에서는 대형쇼핑몰 소비액이 1조8934억원으로 74.2% 늘었고 의료관광은 1조3877억원으로 60.0%, 일반외식업은 9394억원으로 58.7%, 뷰티는 7173억원으로 37.2% 각각 증가했다.
성수 소비 2배, 골목상권 80.5% 증가
자치구별 비율은 강남구가 29.6%로 가장 높았고 중구 27.7%, 마포구 7.1%, 서초구 6.4%, 성동구·종로구 각 5.2% 순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금액으로는 중구가 약 9200억원(60.2%)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도 약 8800억원(51.1%) 증가했다.
성동구는 소비액이 102.8% 늘면서 구성비가 3.9%에서 5.2%로 올라갔고, 강동구(128.4%)·구로구(103.4%)·동대문구(103.4%)도 두 배 넘게 늘었다.
명동 일대·압구정·강남역·홍대입구·성수 등 서울 주요 관광지 10곳의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5조3159억원으로 57.2% 증가했다. 금액은 명동 일대가 1조7356억원으로 가장 컸지만, 증가율은 2638억원으로 100.6% 늘어난 성수가 가장 높았다.
관광지 밖 상권에서도 결제가 빠르게 늘었다. 골목상권의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1707억원에서 3082억원으로 80.5% 늘어 발달상권(55.1%)과 전통시장(48.8%)의 증가율을 앞질렀다. 발달상권은 4조609억원에서 6조2966억원으로, 전통시장은 1533억원에서 2282억원으로 각각 커졌다.
시장별로는 광장시장이 113.4%, 남대문시장이 65.6%, 금천교시장(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이 60.8% 늘었다.
한강공원을 찾은 외국인도 1~9월 41.7% 늘어, 전체 이용객 증가율(8.9%)의 약 4.7배에 달했다. 외국인 이용객은 여의도·반포·망원 순으로 많았고, 이 세 곳이 전체의 67.5%를 차지했다.
야장·미식주간·하이킹으로 머무는 시간 늘리기
서울시는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머무는 기간과 지출을 늘리는 쪽에 힘을 싣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3년 외래관광객 3000만명, 1인당 지출액 300만원, 체류기간 7일, 재방문율 70%를 목표로 내건 '3·3·7·7 서울관광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시는 건대·창동 등 6개 상권에서 '서울달빛야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먹거리에 문화·관광자원을 더해 해가 진 뒤에도 골목상권을 찾게 하려는 행사다. 10월에는 '2026 서울미식주간'을 진행했고, 11월 4일까지 열리는 '서울 웰니스 트래블 위크'에서는 휴식·치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북한산·북악산·관악산 등 서울의 산을 무대로 한 체험 프로그램은 '2026 서울하이킹위크: 가을'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 한강에서는 드론라이트쇼가 진행되고, 여의도 '서울달'도 밤 시간까지 연장 운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