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투룸이 몰려 있는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건축 기준이 이달 중순부터 넓어진다.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면적 한도가 커지고, 다가구주택은 한 층을 더 올릴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11월 3일 국무회의에서 「건축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의결됐으며 11월 1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앞서 내놓은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담겼던 다세대·다가구주택 면적·층수 기준 조정을 법령에 반영한 것이다.
면적 한도 1,000㎡로…다가구는 4개층까지
개정안의 핵심은 1990년대 이후 30년 넘게 유지돼 온 두 가지 제한을 올리는 것이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지을 때 적용되는 면적 제한은 1000㎡로 상향된다.
이 기준은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에 함께 적용되는 것이어서, 두 유형 모두 지금보다 큰 규모로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다가구주택의 층수 제한도 3개층 이하에서 4개층 이하로 한 층 높아진다.
국토부는 그동안 용적률 같은 다른 건축 기준을 다 맞추고도 면적과 층수 제한 탓에 건물을 키우지 못해 땅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기준이 풀리면 용적률 상한을 다 채우지 못한 중·대규모 대지에서 증축이나 재건축으로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봤다.
다세대주택에 주민공동시설을 넣는 경우에는 건축위원회를 거쳐 용적률을 완화받을 수 있는 근거도 새로 생긴다. 국토부는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 용적률 완화 규정은 면적·층수 상향과 달리 다가구주택이 아닌 다세대주택에 들이는 주민공동시설을 대상으로 한다.
원룸·투룸 일색에서 벗어날지가 관심
청년 세입자에게 관심이 가는 대목은 집의 모양이다. 국토부는 면적과 층수 한도가 커지면 원룸·투룸으로 획일화된 구조 대신 주민공동시설 같은 편의시설을 넣은 다양한 일반주택이 지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이는 정부의 기대 효과로, 실제 어떤 집이 지어질지는 건축주가 개정 기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조권 기준도 같은 날부터 바뀐다. 지금은 정북방향 일조권을 지키느라 건물 높이가 10m를 넘으면 위층이 사선으로 꺾여 올라가 외관이 어색하고 실내 공간을 쓰기 어려웠다. 개정 「건축법」이 11월 12일 시행되면 10m 초과 17m 이하 구간에는 5m 고정 이격기준이 적용된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이에 맞춰 시행령에 위임돼 있던 관련 규정을 지우고 인용 조문을 정리했다. 국토부는 설계 자율성이 높아지고 주택의 실사용 공간이 넓어져 주거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봤다. 면적·층수 기준과 일조권 기준이 같은 날 함께 바뀌는 셈이다.
한편 혼자 사는 청년 입장에서는 당장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새로 지어지거나 증축·재건축되는 건물의 크기와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진철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도시팽창기에 빠른 주택 공급을 위해 도입됐지만 그간 경직된 기준 탓에 바뀐 개발 여건과 다양해진 생활 양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정으로 도심 땅을 더 효율적으로 쓰게 돼 일반주택 공급이 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현장 의견을 들어 국민 눈높이에 맞춘 규제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