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석조전 향도 가정용 출시 검토…롯데호텔은 백화점 판매 나서
서점과 호텔에서 맡았던 향이 생활용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던 향을 집에서도 즐기려는 수요에 기업들이 상품화에 나선 것이다. 디퓨저를 넘어 룸스프레이와 핸드크림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백화점으로 판매처도 확대하고 있다.
덕수궁 석조전에서 사용된 향도 상품화 검토 대상이 됐다. 세스코는 석조전에 적용한 ‘700 블로썸’을 가정용 디퓨저로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향의 이름을 묻고 구매 방법을 문의한 데 따른 것이다.
‘700 블로썸’은 덕수궁 전용으로 개발한 향이 아니라 세스코의 방향탈취기 ‘에어제닉’에 사용하는 정규 향 중 하나다. 실내 악취를 관리하면서 건축물의 분위기와 어울리도록 꽃 계열 향을 선정했다. 관람객 문의가 이어지면서 덕수궁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제품명이 공개되기도 했다.
공간에 쓰던 향, 고객 문의가 상품화로
교보문고의 전용 향 ‘책향’은 고객 요청이 상품화로 이어진 사례다. 시트러스와 허브, 소나무 오일 등을 조합해 숲을 연상시키는 향으로 서점에서 맡은 향을 방이나 서재에서도 사용하고 싶다는 문의가 출시 계기가 됐다.
제품군은 디퓨저와 룸스프레이에서 핸드크림까지 확대됐다. 공간에 향을 더하는 제품뿐 아니라 몸에 바르는 생활용품으로도 쓰임새가 넓어진 것이다. 교보문고에서는 디퓨저가 가장 많이 팔리며 리필액도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한다. 구매 회원 중에서는 30대가 가장 많다.
향은 매장 밖에서도 브랜드를 알아보는 단서가 된다. 교보문고는 도서전 등 외부 행사에서도 고객들이 향을 맡고 교보문고의 향이라고 알아보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업계도 로비에서 사용하던 향을 판매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올해 추석 로비의 시그니처 향을 바탕으로 만든 ‘어반 포레스트’ 룸스프레이를 출시했다. 나무 계열 향의 디퓨저에 이어 의류와 커튼, 침구 등에 뿌리는 제품으로 종류를 늘렸다.
호텔에서의 휴식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기획한 향기 제품도 있다. 소노스퀘어가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소노시즌은 지난 8월 ‘파인트리’와 ‘씨솔트’ 디퓨저를 선보였다. 파인트리는 숲을 연상시키는 향에 머스크 계열 잔향을 더했고 씨솔트는 바다의 청량감과 우디한 향을 결합했다. 호텔의 휴식 분위기를 일상 공간에 구현한다는 취지로 기존 침구·생활용품 중심의 제품군을 확장했다.
브랜드 체험에 향 더하고 판매처는 백화점으로
기업들이 향을 적용하는 공간도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문화센터용으로 개발한 ‘플리트비체’를 2022년 전점으로 확대하고 각 점포 1층에 발향 기기를 설치했다. 10월 23일 문을 연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의 정문과 가족화장실 등에도 같은 향을 적용했다. 향의 이름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면서 고객 휴게 공간을 중심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거 브랜드도 향을 체험 콘텐츠로 활용한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반포124’ 견본주택의 브랜드 체험공간 ‘디에이치 하우스’에 시그니처 향과 음악, 전용 차·커피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주택의 설계와 마감재에 더해 브랜드가 제안하는 생활방식을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향을 접하는 공간의 확대와 함께 관련 제품의 유통채널도 넓어지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10월 14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약 47.5㎡ 규모의 ‘롯데호텔앤리조트 베딩’ 매장을 열었다. 자체 브랜드 전용 매장이 백화점에 입점한 첫 사례다.
매장에서는 ‘해온’과 ‘해온 클래식’의 침구를 비롯해 시그니엘 객실에 사용하는 ‘프레떼 포 시그니엘’ 제품을 판매한다. 향기 제품으로는 ‘에미서리73’의 캔들과 디퓨저, 룸스프레이를 마련했다. 호텔에서 접하던 침구와 욕실용품, 향기 제품을 백화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 경로를 넓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