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청주, AI 활용해 1인가구 정서적 고립 징후 감지하는 실증 추진
KT, 성남 1인가구 어르신 대상 생성형 AI 교육…디지털 활용 역량 강화
1인가구의 안부를 살피는 데 인공지능(AI)이 활용되고 있다. 전력 사용량의 변화를 분석해 위기 상황을 감지하는 서비스부터 AI와의 대화를 통해 정서적 고립 가능성을 파악하는 기술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AI를 활용한 복지 서비스가 위기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립 예방과 디지털 교육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력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서비스로 지금까지 15명의 생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인천 미추홀구와 충북 청주시는 AI를 활용해 1인가구의 정서적 고립 징후를 파악하는 실증사업에 나선다. KT는 성남시 1인가구 어르신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법을 가르치는 교육을 시작한다.
전력 사용량으로 위기 감지…한전 서비스 179개 지자체 활용
한국전력은 지난달 28일 서울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2026 공공기관 AI 혁신 챌린지' 시상식에서 'AI 기반 고독사 예방 서비스'로 최우수상인 부총리상을 받았다.
올해 처음 열린 이번 대회는 재정경제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했다. 전국 공공기관에서 총 321개 과제가 출품됐다.
한전 서비스의 핵심은 지능형 전력계량기(AMI)를 통해 수집한 전력 사용 데이터다. 여기에 통신 3사의 통신 데이터와 한국수자원공사의 수도 사용 데이터 등을 결합해 AI가 평소와 다른 생활 패턴을 분석한다.
별도의 감지 센서를 집 안에 설치하지 않아도 전기와 수도 사용량, 통신 기록 등의 변화를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관제센터와 지자체가 이를 확인하고 현장 대응에 나선다.
한전은 해당 서비스로 누적 15명의 생명을 구조했으며, 약 6900억원의 국가·사회적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복지 공무원의 안부 확인 업무 시간도 86% 줄었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179개 지자체가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한전은 이 서비스를 '1인가구 안부살핌 서비스'라는 이름으로도 소개해 왔다. 지난해 10월 사보에서도 누적 15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한전은 지난해 9월 19일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 협약을 맺고 위기 가구 발굴 체계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가구별 전력 사용 패턴에서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나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 보유한 47종의 사회보장정보와 연계해 위기 가능성이 높은 가구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미추홀구·청주, AI 대화로 정서적 고립 징후 찾는다
전력과 수도 사용량을 통해 생활 변화를 감지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AI와의 대화를 활용해 정서적 고립 가능성을 살피는 사업도 추진된다.
인천 미추홀구는 지난달 26일 구청장실에서 심심이㈜와 'AI 기반 1인가구 정서 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심심이가 개발 중인 기술은 목소리와 생체정보, 디지털 기기 사용 기록 등을 AI로 분석해 개인의 정서 상태와 생활 변화에서 나타나는 고립 징후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필요한 지원이나 관련 기관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추홀구는 심심이와 함께 실증 대상자를 모집하고 사업을 안내할 예정이다. 별도의 구비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기술의 효과와 실제 복지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실증 과정에서 확보한 분석 자료는 향후 고독사 예방 정책과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협약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추진하는 '실세계 능동 행동형 에이전틱 AI 기술개발 사업'과 연계돼 있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7월 30일 발표한 사업 추진 계획에 따르면 심심이는 주관기관 4곳 가운데 '국민 일상 동행' 분야를 맡았다. 충북과학기술혁신원도 해당 분야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한다. 과기정통부는 사업 전체에 올해부터 1년 6개월간 18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충북 청주시도 AI를 활용한 정서적 고립 예방에 나선다. 청주시는 '생활 AI' 정책을 통해 과기정통부의 '정서고립 선제감지 및 적시개입 에이전틱 AI 기술개발사업' 실증기관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이용자가 AI 캐릭터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면 AI가 대화 내용에서 감정과 생활 패턴의 변화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정서적 위기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가 나타나면 적절한 안내를 제공하거나 전문기관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주시는 50~64세 1인가구를 대상으로 2027년 30명, 2028년 100명의 실증 참여를 지원할 계획이다.
KT, 1인가구 어르신에게 생성형 AI 활용법 교육
AI를 활용한 돌봄이 위기 감지와 정서 지원에 집중돼 있다면, 디지털 기술을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도 진행된다.
KT는 퇴직·은퇴 임직원으로 구성된 시니어 IT서포터즈를 AI 강사로 양성해 1인가구 어르신 대상 생성형 AI 교육을 시범 운영한다.
교육은 '성남시 1인가구 힐링스페이스'와 함께 성남시에 거주하는 60~69세 1인가구 20여 명을 대상으로 11월 6일부터 4주간 진행된다. 또래 세대가 강사가 돼 어르신을 가르치는 이른바 '노노(老老) 교육' 방식이다.
강의에는 시니어 IT서포터즈 45명이 참여하며, KT는 이번 교육을 위해 은퇴자 출신 강사 9명을 새로 선발했다.
교육과정은 KT의 AI 활용 능력 교육·자격 프로그램인 AICE의 생성형 AI 과정을 바탕으로 8차시로 구성했다. 생성형 AI의 기본 개념과 질문을 입력하는 프롬프트 작성법부터 생활정보 검색, 가짜정보 판별, 자신의 이야기를 활용한 책 만들기까지 실생활 중심의 실습을 진행한다.
KT에 따르면 성남시 1인가구는 13만4409가구로 전체 가구의 35.1%를 차지한다. KT는 이번 시범교육의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찾아가는 시니어 AI 교육'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력 사용량으로 위기 상황을 감지하고, AI 대화로 정서적 고립 가능성을 살피는 한편, 디지털 교육을 통해 기술 활용 능력까지 높이는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AI가 1인가구 돌봄에 활용되는 영역도 생활 데이터 분석에서 정서 지원과 디지털 역량 강화로 넓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