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이엔플러스가 채권자에게 파산신청을 당했다. 신청인은 코스닥 상장사 디에이치엑스컴퍼니다. 두 회사 주식은 모두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엔플러스는 디에이치엑스컴퍼니가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에 자사에 대한 파산신청서를 냈다고 공시했다. 신청 취지는 채무자인 이엔플러스에 대해 파산선고 결정을 내려달라는 것이다.
이엔플러스는 신청 사유를 반박할 자료를 마련해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건이 채권자 신청서가 법원에 접수된 단계일 뿐이며 파산선고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법원 심리 경과는 확인되는 대로 추가 공시할 계획이다.
채권자가 파산을 신청하면 법원은 채무자가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태(지급불능)인지, 법인의 경우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지(부채초과)를 심리해 파산선고 여부를 판단한다. 상장법인이 파산선고를 받으면 해산 사유가 생겨 상장폐지 절차로 넘어간다.
소방차 제조사에서 이차전지로…감사의견 거절 후 1년 7개월째 거래정지
이엔플러스는 2003년 스타코의 소방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됐고, 같은 해 12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소방차와 구난 장비를 만들어 조달청 등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것이 주력 사업이었다. 2020년 이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수백억원을 설비에 투자했다. 2017년에는 사명을 나노메딕스로 바꾸고 바이오 사업 진출을 내걸기도 했다.
이엔플러스 주식 거래는 2025년 4월부터 거래가 멈춰 있다. 2024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것이 발단이었다. 2025사업연도 감사에서는 '적정' 의견을 받아 관리종목에서 벗어났지만,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이어갔다.
거래소는 지난 4월 20일 이엔플러스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으로 정했고, 6월12일 심의에서 2027년 4월12일까지 개선기간을 줬다. 개선기간 동안에는 거래정지가 유지된다. 2025년 연결 매출은 295억원이다.
개선기간 중에도 채권자들과 법적 다툼이 이어졌다. 인스텝은 2023년 6월 발행된 전환사채의 원리금을 돌려받아야 한다며 17억3245만7600원 규모 채권가압류를 신청해 올해 3월 결정을 받아냈다.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29일 회사가 낸 가압류이의 사건에서 사채 원리금이 이미 상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고 기존 결정을 취소했다. 수원지방법원도 지난달 15억원 규모 채권가압류 사건에서 채권자가 낸 핵심 증빙이 위조된 것으로 보인다며 가압류 결정을 취소하고 신청을 기각했다.
자금 조달 일정은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 이엔플러스는 3일 제31회 사모 전환사채(18억원, 전환가액 3875원)의 납입일을 2027년 2월 3일로, 만기일을 2030년 2월 3일로 늦추는 정정 공시를 냈다. 이 사채는 5월 처음 공시된 뒤 여러 차례 조건이 바뀌었다.
자전거·ICT 유통사 디에이치엑스컴퍼니,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 연기
파산을 신청한 디에이치엑스컴퍼니도 사정이 좋지 않다. 이 회사는 1979년 설립돼 1997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자전거 브랜드 '에이모션'으로 출발해 엔에스엔, 에스유홀딩스를 거쳐 지금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ICT 기기 유통, 자전거, 바이오메디컬 사업을 하며, 매출 대부분은 ICT 유통에서 나온다. 2025년 연결 실적은 매출 145억원, 영업손실 78억원, 당기순손실 344억원이다.
디에이치엑스컴퍼니는 2025사업연도 감사의견 거절로 지난 4월 3일부터 주권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달 13일에는 회사의 전 사내이사가 현 대표이사와 임원 2명, 최대주주 법인의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는 공시가 나왔다.
고소장에 적힌 금액은 40억4695만5536원으로, 2024년 말 개별 기준 자기자본 491억807만원의 8.24%에 해당한다.
거래소는 같은 날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생겼다며 거래정지 사유를 추가했다. 당초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 기한은 이엔플러스 파산신청서가 법원에 접수된 지난 3일이었으나 거래소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57조제1항에 따라 조사기간을 15영업일 늘렸다.
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디에이치엑스컴퍼니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결정하고, 매매거래정지를 이어갈지 풀지 안내할 예정이다.
한편 디에이치엑스컴퍼니는 2025년 7월 공시한 145억2000만원 규모 안양 석수동 토지·건물 양수 결정을 철회해 8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 4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 2명 선임 안건이 가결됐고, 독립이사 선임과 감사 선임·해임 안건은 부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