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14년 만에 첫 시상…우수 연구자 10명엔 후속 연구 지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14년 만에 첫 시상…우수 연구자 10명엔 후속 연구 지원
  • 김자영
  • 승인 2026.11.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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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14년째 운영해 온 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처음으로 '우수 연구자'를 선정했다. 연구비를 지원한 과제 가운데 성과를 낸 연구자를 따로 선정하고, 이들에게 기술 자문과 후속 연구 지원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26 애뉴얼 포럼'을 개최하고 우수 연구자 10명에 대한 첫 시상을 진행했다. 포럼에는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과 여야 의원 4명, 장석훈 삼성 사회공헌총괄 사장 등 과학기술계 인사와 연구진 45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애뉴얼 포럼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우수연구자로 선정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애뉴얼 포럼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우수연구자로 선정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완료 과제 644개서 분야별 1명씩…시상 뒤에도 자문·후속 연구 지원

심사 대상은 그동안 기초과학과 소재·ICT 분야에서 지원이 끝난 과제 644개였다. 분야별 석학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약 4개월에 걸쳐 연구 과제의 우수성과 성과의 확장성, 연구자 성장성, 학계·산업계 파급력을 종합 평가해 10개 분야에서 1명씩 선정했다.

기초과학에서는 오성진 교수(美 UC버클리대/고등과학원·수리과학), 이현우 교수(포스텍·물리학), 박정원 교수(서울대·화학), 정원석 교수(KAIST·생명과학)가 이름을 올렸다. 소재·ICT에서는 김봉수 교수(UNIST·전자소재), 유창식 교수(성균관대·전자소자), 최장욱 교수(서울대·에너지/환경), 유홍기 교수(KAIST·바이오/메디컬), 김장우 교수(서울대·통신/컴퓨팅), 황성주 교수(KAIST·AI로보틱스)가 선정됐다.

삼성은 수상자들에게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우수 연구자'라는 명예 타이틀을 부여하고, 연구자 수요에 맞춘 기술 자문과 산업계 기술 교류, 창업·지식재산권(IP) 멘토링, 후속 연구 지원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수상자가 관련 분야 주요 연구진을 초청해 토론하는 기술 워크숍 개최도 지원한다. 삼성은 우수 연구자들의 연구성과를 학계·산업계 전반에 공유하고, 이들이 해당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지속 발휘하도록 돕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블랙홀 수학·물 기반 배터리·AI 서버…수상자 3명이 연구 성과 발표

포럼 오전에는 수상자 중 3명이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오성진 교수는 우주를 이루는 입자들이 힘을 주고받는 원리를 담은 '양-밀스 방정식'의 해가 블랙홀 내부 같은 특이한 환경에서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수학적으로 밝혀냈다. 블랙홀 내부의 불안정성을 규명한 업적으로 '2026 삼성호암상' 과학상(물리·수학 부문)을 받기도 했다.

최장욱 교수는 물 기반 전해액을 쓰는 '수계(水系) 전지'의 약점을 찾아 개선했다. 수계 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불이 나거나 폭발할 위험이 거의 없지만 저장 용량이 적고 성능이 쉽게 떨어지는 게 약점이었다. 최 교수는 성능 저하의 원인을 규명하고 전극과 전해액 소재를 새로 개발했으며, 삼성은 이 기술이 태양광·풍력 발전 전기를 저장하는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핵심 원천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장우 교수는 AI 연산량이 급증하면서 생긴 데이터센터 서버 병목을 겨냥했다. 중앙처리장치(CPU)가 모든 작업을 떠안지 않도록 데이터 이동과 관리를 데이터처리장치(DPU)에 나누는 컴퓨팅 구조를 개발했고, 앞으로 AMD·인텔·삼성전자 등과 협력해 차세대 AI 인프라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오후 '미래과학기술포럼'에서는 기초과학 4개 분야와 공학 6개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가 공유됐다.

누적 연구비 1.2조 원…연구실 성과가 상장사·스타트업으로

삼성은 '기술중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2013년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출범시켰다. 지금까지 누적 1.2조 원의 연구비가 투입됐고, 916개 연구 과제에 교수진과 박사후연구원, 석·박사 연구원 등 1만7000여 명이 참여했다. 삼성은 연구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전문가 멘토링과 기술 창업 지원 같은 육성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로 삼성이 꼽은 사례가 프로티나와 망고부스트다. 서울대 윤태영 교수가 창업한 프로티나는 단백질끼리 어떻게 붙고 반응하는지를 측정하는 자체 기술 'SPID'로 얻은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항체 신약을 설계하는 기업으로, 2025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김장우 교수가 2022년 창업한 망고부스트는 DPU 설계 기업이다. 삼성은 망고부스트의 주력 시제품 MBDPU-1이 기존 서버 구조 대비 데이터센터 성능을 3배 이상 높이고 서버 CPU 사용을 50% 이상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시상자로 나선 박홍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 겸 삼성전자 SAIT 사장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기초과학 분야를 지원하고 젊은 과학자를 발굴·육성하며, 연구 단계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창출로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사업의 방향이 학계와 산업계 모두에게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믿어왔다"고 말했다.

김현수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상무)은 "작년 공개행사 전환에 이어 올해도 포럼 등을 통해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과학기술교류의 장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